[엑스포츠뉴스=강정훈 기자] “내가 로또 1등 당첨이라니…. 처음 당첨 사실을 알았을 때는 너무 기쁘고 흥분이 됐었죠. 2012년 1월 21일, 설 연휴가 시작되던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날 밤에는 정말이지 실감이 나지가 않아서 1등에 당첨된 로또 용지를 몇 번이고 확인, 또 확인했었습니다.”
딱 1년 전, 40대 미혼 남성 한호성(가명) 씨는 제 477회 로또추첨에서 당첨금 약 19억원의 1등 당첨자가 됐다. 당시 한 씨는 국내의 한 로또복권 전문업체(
lottorich.co.kr) 로부터 받은 예상추천번호 그대로 로또를 구매해 대박을 터트렸다. 그의 삶이 송두리째 바뀐 날이기도 하다. 그리고, 1년. 그는 며칠 전 해당업체 홈페이지에 ‘로또 1등 당첨 후, 자신의 1년’을 되돌아보는 글을 남겼다.
가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너무나도 힘든 20대와 30대를 보냈다는 한씨. 2012년 1월 21일 오후 8시 45분, 그 순간 이후로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삶의 여유’이다. 아버지의 잇따른 사업 실패로 가계의 빚은 수 억원에 이르렀고, 어머니까지 오랜 지병으로 편찮으신 상황이었다. 그는 장남으로서 그 모든 짐을 견디며 힘겹게 가정을 지키고 있었다. 불혹이 넘은 나이임에도 결혼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살았다. 그러나 이제 그는 모든 빚에서 해방됐음은 물론 앞으로의 생활비와 부모님의 병원비 걱정조차 없어졌다. 그는 이제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좋은 사람 만나 결혼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해 11월 21일 SBS 모닝와이드에 출연하기도 한 한호성(방송에서는 한호섭) 씨는 당시 “로또에 당첨되자마자 한 일은 바로 ‘빚청산’이었다”면서 “가장 속 시원한 것이 빚을 다 갚은 일이다. 예전에는 ‘로또만 당첨되면 빚 독촉하는 곳마다 전화해서 큰소리 쳐야지’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이제야 그때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두 번째 변화는 ‘주변 사람들의 아픔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워낙 힘든 시절을 보냈던 터라, 로또 당첨이 되자마자 그는 기부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는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데에서 큰 아픔을 느꼈고, 지금은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국내외 아이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로 ‘젊은 날의 꿈’을 다시 찾은 것.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전까지 그의 삶은 우여곡절투성이였기에 접어둔 꿈이 있었다. 갤러리 카페 창업, 20대 초부터 지난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의 마음속 깊은 곳 휴식처요 희망이었다. 시간이 날 때면 전국의 유명하다는 카페를 찾아 다니며 찻잔, 커피 머신 등 소품들부터 인테리어까지 눈여겨보았었다. 그 꿈을 언제 이룰지 모르지만, 힘든 삶의 원동력이 됐던 것이다. 한 씨는 지금 젊은 날 접어두었던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편, 그가 밝힌 세 가지 외에도 지난 1년 간 그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우선 ‘이사’이다. 50만원짜리 허름한 월셋방에 살고 있던 그는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위해 약 5억 8천만원을 들여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부동상 경기가 좋지 않을 때라 재무설계사도 당장 주택 구입만큼은 말렸으나, 그의 목적은 부동산 투자가 아니라 ‘부모임을 편히 모실 집’이었다.
그리고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전에는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던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그는 “언제나 여유로운 해외 여행을 꿈꾸고 계획했었지만 늘 현실의 벽에 부딪혀 매년 그저 계획으로만 머물다 사라져버리곤 했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행복한 여행을 다녀왔다. 시간과 돈, 모두에서 여유로웠던 휴가를 즐겼다”면서 “출국 날짜를 기다릴 때는 마치 어린 시절 소풍날을 기다리던 설레는 기분과도 같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수많은 방송 출연도 특기할 만한 점이다. 앞서 언급한 SBS 모닝와이드를 비롯해, MBC 생방송 오늘아침, KBS 굿모닝 대한민국 등 마치 잘 나가는 연예인처럼 공중파 3사 방송을 모두 출연했다. 로또 1등 당첨자라고 하면 보통은 정체를 감추고 꼭꼭 숨어있게 마련인데, 과감하게도 공중파 방송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다. 그 때문인지 그가 TV에 나올 때마다 큰 화제가 됐었다.
19억원 로또 1등 당첨자 한호성 씨의 1년이 이렇게 지나갔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창업에 필요한 국가 자격증 취득, 건강과 운동, 취미 생활, 국내외 여행’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1등 당첨 1주년을 기념해 직접 만든 작품을 소개했다. 로또 구매 용지와 마킹 용지를 이용해 제작한 ‘모형 배’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로또 1등 당첨자의 기운’(?)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모형 배의 이름은 ‘로또 희망호’라고 지었다. 한 씨는 업체 홈페이지(
lottorich.co.kr) 에 “로또 당첨을 희망하는 다른 분들도 꼭 꿈을 이루시기를 기원하며, 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란다”는 인사를 남겼다.
[사진 = 로또리치 제공]
강정훈 기자 mousy00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