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배우, 스님, 야구선수가 만나면 어떤 느낌일까? 박찬호, 혜민스님, 차인표 세 남자의 만남은 예상보다 더 따뜻했다.
28일 방송된 SBS '땡큐', 이 프로그램은 각자의 길을 걸어온 40대 세 남자의 모습을 비춤으로 시작됐다.
뉴욕 한 복판에 선 혜민스님의 모습은 왠지 낯선 그림이었다. 하지만 그는 하버드대 출신에 한국인 최초 승려 미국 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타국에서도 혜민스님은 SNS를 통해 고국의 사람들과의 교류도 잊지 않고 짧은 메시지를 전한다.
이 때 "혜민스님의 글 팬이다"라고 말하는 또 다른 주인공 박찬호가 등장했다. 화려했던 프로 야구선수의 길에 마침표를 찍은 그는 은퇴선언 후 2주가 지났음에도 "멘붕이다"라며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박찬호에게 혜민스님의 글은 위로와 힘이 되었다. "주변 선수들에게도 (혜민스님의) 글을 전했다"는 박찬호, 그는 혜민스님과 만나기 위해 '땡큐'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TV에 가장 익숙한 남자 차인표가 소개됐다. 혜민스님의 저서를 집어든 채 "나 역시 소설을 썼었는데, 이 책은 왜 많은 사람이 일고 내 책은…"라고 말하던 차인표는 15년 지기 지인 박찬호와 혜민스님을 만날 채비를 끝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세 남자. 어색할 법도 한데, 다들 연륜이 있어선지 쉽게 서로의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특히 절실한 크리스천으로 유명한 차인표와 혜민스님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차인표는 "기독교의 반대가 불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혜민스님 역시 "성당이나, 교회에 가면 성스러운 느낌이 들어 좋다. 또 종교인이기에 크리스마스에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며 다른 종교관을 가졌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원도 작은 마을에 도착한 세 남자는 출출해진 배를 안고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았다. 이 때 차인표는 어머니와 직접 기른 고구마를, 박찬호는 부모님께서 농사지어 보내주신 밤을 가져와 불에 던져 넣었다. "아무나에게 주긴 아깝다. 어머니의 정성을 주는 것 만 같아"라는 차인표의 말에 자연스럽게 이들의 부모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혜민스님은 "(나는) 승려라 부모님을 향한 사랑을 억눌렀다. 사실은 몇일 전 40번째 생일이었는데 부모님께서 그날만큼은 집에서 밥을 같이 먹자고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생일 축하를 해주셨는데, 마흔 넘은 아들이 생일상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죄송스러웠다. 또 승려다 보니, 명절 때나 생일 때 못 찾아뵈었다. 나는 늘 못 찾아드렸는데, 내가 출가를 했어도 부모님께는 '영원한 아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덧붙이며 부모님을 향한 애틋한 그의 속마음을 털어놨다. 곁에서 혜민스님의 말을 듣던 박찬호 역시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서"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한 자리에 모인 차인표와 박찬호 그리고 혜민스님은 눈싸움도 하고, 속마음도 털어놓고 또 맛있는 야식도 챙겨먹으며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이에 시청자들 역시 "연말에 어울리는 따뜻한 프로그램이었다", "재미와 감동을 모두 전해줘서 고맙다" 등의 시청소감을 전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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