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노래시키는 거 아닐까…' 심장 터질 것 같이 긴장되는 순간이 있었나요? 혹 내가 노래하면 후끈 달아올랐던 분위기도 순식간에 추워지는 경험을 해보셨습니까? 영화 '음치클리닉'은 노래 못해 서러운 사람들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겉모습은 수려한데 노래 실력은 영 '꽝'인 동주. 고교시절 '음치'라고 반 친구들의 웃음거리가 되던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준 친구 민수가 동주에겐 왕자님 같았다. 하지만 고백할 틈도 주지 않은 채 떠나버린 그를 동주는 10년 동안이나 기다리고 바래왔다.
민수가 다시 한국에 왔다. 노래를 잘 부르는 친구에게 시선을 떼지 못하는 민수의 모습에 동주는 "10년 전 나 동주가 아니라"며 동창생 결혼식에서 솔로로 축가를 부르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모태 저질성대 동주가 음치 탈출을 위해 스타 노래 강사 신홍을 찾아갔다. 그런데 강사가 뭐이래? 후줄근한 차림새와 이상한 냄새, 과연 이 사람을 믿고 따르면 동주 같은 음치도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배우 박하선.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에서 보다 더 파격적인 코믹함으로 무장한 박하선이 돌아왔다. 이 양파 같은 여배우는 겉모습은 단아한데 속은 엉뚱함과 뜨거운 에너지가 가득할 것 만 같다.
그녀의 사랑스러운 애교, 코믹한 짜증, 애틋한 눈물이 스크린을 꽉 채웠다. 여주인공의 사랑을 담은 영화인만큼 박하선은 자신을 위해 준비된 무대 위를 신나게 뛰어 놀았다. '좀 망가지면 어때? 재밌어!'라는 표정으로 말이다.
또 '음치클리닉'을 통해 스크린의 처음 데뷔한 윤상현 역시 자기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20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박하선이 돋보이게 연기했다. 이 작품은 그래야 할 것 같았다"라는 그의 말처럼 박하선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또 그러면서도 자기 몫은 충분히 챙겼다.
조력자들의 힘도 컸다. 극 중 동주의 엄마로 특별 출연한 김해숙은 현란한 빈대떡 날리기 솜씨를 발휘하며 코믹의 한 축을 담당했다. 또 '음치클리닉'에 수강생으로 등장하는 장광과 김선영 역시 마이크만 들면 작아지는 음치의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내 '음치'여서 서러운 영화팬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가~족같이'라는 깨알 같은 대사와 코믹한 설정들이 영화 곳곳에서 힘을 발휘했다. 하지만 극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뻔한 대로 흘러가는 데다, 급히 뭔가를 만들고자하는 노력과 과한 설정에 전반부에서 보여준 코믹한 매력이 사라져 아쉬움을 남긴다.
너무 뻔해서 오글거리지만 너무 뻔해서 웃을 수 있고 공감 가는 영화 '음치클리닉'은 29일 관객들을 찾아온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롯데엔터테인먼트]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