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기성용이 돌아왔다. 2주 만이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잠시간의 공백이 있었지만 존재감은 여전했다. 그라운드에 나선 기성용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팀의 공격전개를 도맡았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형도였다. 기성용이 돌아오자 스완지의 지형도도 변했다. 이날 수행한 역할도 다양했다. 어느 곳에 놓아도 항상 공격등식을 성립시키는 '항등공식'을 만들어냈다.
기성용이 오면 스완지의 지형도 변한다
감독에겐 늘 포메이션은 하나의 방정식에 가깝다. 어느 자리에 어느 선수를 배치해야 문제의 식이 풀릴 지를 고민해야 한다. 라우드럽 감독에게도 비슷한 과제가 주어졌다. 기성용의 부상때문이었다.
기성용이 나서지 못한 2주간 라우드럽 감독은 아이타 셰그터를 최전방에 내세우는 4-4-1-1 진용을 갖췄다. 효과는 있었다. 뉴캐슬전에서 승리를 안겨다줬고 리버풀전에서도 전반동안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결함도 있었다. 전반 중반부터 중원에서 밀렸다. 후반전에 들어서자 라우드럽 감독은 승부수로 기성용을 선택했다. 중원에서의 패스 전개를 원할하게 해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자는 심산이었다.
기성용이 들어오자 지형은 변화했다. 다시 미추가 전방에 올라섰고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기성용은 기대에 부응했다. 레온 브리튼과 함께 중앙에서 볼을 배급하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특히 기성용은 이날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다 후반 말미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올라섰다. 문제는 없었다. 갑작스런 변화에도 스완지와 기성용 모두 원할한 경기력을 보였다. 어느 포지션에 서든지 팀의 공격등식을 성립시키는, 기성용이 만들어낸 항등공식이 성립하는 순간이었다.
'공수능란' 기성용의 다재다능함 '빛을 발하다'
이러한 현상은 기성용의 공수능란함이 한몫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 일가견이 있다. FC서울에서 활약하던 시절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잠재성을 발휘했다. 이어 스코틀랜드무대에서 수비력을 몸에 완벽히 익혀 왔다. 공격과 수비에 능한 기성용의 다재다능함이 스완지의 항등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기성용이 스완지 이적후 소화한 포지션은 총 세 가지. 본래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를 비롯해 중앙 수비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해당된다. 모두 대표적인 중앙 포지션들이다. 중앙 포지션의 특징은 볼을 전개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쥔다. 동시에 공격과 수비 모두 잘 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라우드럽 감독은 기성용의 공수능란함에 기대를 걸었다. 중앙 포지션에 모두 기용해보며 그 가능성을 시험했다. 자칫 전체적인 밸런스가 깨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전문 수비요원이나 공격 미드필더 요원 투입보단 기성용을 선택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대대로 공수공란함은 빛을 발했다. 어느 포지션에서나 자신의 역할을 해내며 라우드럽 감독의 미소를 샀다. 또한 자신이 중앙의 어느 포지션에서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점유율이 모든 것을 말해줬다. 스완지는 팀내 가장 높은 패스성공률을 자랑하는 '중심축' 기성용의 위치변화에도 리버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전반동안 50%로 동률을 이뤘고 기성용이 투입된 후반전동안 오히려 51%로 근소한 우세를 점했다. 포지션 전환 속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한 기성용의 활약을 일부 증명한다.
부상복귀전 맹활약과 함께 기성용은 호평을 받았다. 패스성공률은 92.1%에 육박했다. 프리미어리그 미드필더 가운데 4위에 해당된다. 스카이스포츠는 기성용에 대해 "스완지시티가 주도권을 잡는데 도움을 줬다"고 평했다. 오는 29일 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과의 홈경기에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기성용 (C) 웨일즈온라인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