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17:21
스포츠

[구단 탐방⑤] 러시앤캐시, 생존 위해 두 팔을 걷은 '젊은 그들'

기사입력 2012.11.14 17:33 / 기사수정 2012.11.14 17:5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프로배구 6개 구단들 중 유일하게 30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팀. 또한 든든히 뒷받침을 해줄 구단이 없는 팀.

러시앤캐시 드림식스는 한국 배구의 풀리지 않는 실타래와 같다. 1995년 삼성화재 창단 이후 14년 만에 V리그에 초청을 받은 이 팀은 많은 기대를 불러 모았다. 대학 기대주 선수들을 상당수 영입하면서 좋은 선수 구성을 갖췄다. 또한 프로구단 6개 구단들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의 도움 없이 선전을 펼친 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팀을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망망대해에서 노를 젓고 있는 드림식스는 러시앤캐시의 스폰서 네임 지원을 받아 극적으로 2012~2013 리그에 참여하게 됐다.

언제 꺼질지 모를 숨통을 위해 산소마스크에 의지하던 러시앤캐시의 수명은 1년 연장됐다. 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 만약 내년까지 인수할 기업을 찾지 못한다면 막내 구단의 야심찬 야망은 한줌의 재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 김호철 감독이 직접 네트 위로 올라가 신영석에게 블로킹을 지도하고 있다.

구단 역사와 선수 계보

2008년 7월. 한국배구연맹(KOVO)은 이사회를 열어 신생 프로구단의 가입을 승인했다. 그해 11월에는 드림식스의 초대 감독으로 김남성 감독이 선임됐고 2009년 1월에는 시즌 시범경기에 참여했다.

2009년 7월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식 출범식을 가지면서 드림식스의 역사가 시작됐다. 서울시를 연고로 둔 드림식스는 2009~2010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정규 리그에 참여했다.

첫 시즌 성적은 10승26패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초대감독이었던 김남성 감독이 물러난 뒤 박희상 수석 코치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드림식스를 지원하던 우리캐피탈은 전북은행에 인수되면서 팀 해체 위기에 몰린다. 기업은 인수가 성사됐지만 구단을 원하지 않았다.


결국 2011~2012 시즌은 KOVO의 위탁 관리를 받으면서 힘겹게 시즌에 참여했다. 지난 시즌에도 5위에 머물렀던 팀은 1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단이 인수되기 위해서는 좋은 성적은 물론 선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승부사' 김호철(57)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러시앤캐시는 팀의 생사를 위해 마지막 투혼을 펼치고 있다.

드림식스의 간판 스타는 창단 멤버인 신영석(26)이다. 국가대표 주전 센터인 신영석은 김현수(26), 박상하(26), 안준찬(26)등 동기들과 함께 4년 동안 이 팀을 이끌고 있다. 차세대 국가대표 레프트로 평가받고 있는 최홍석(24)이 지난 시즌부터 가세했고 리베로 이강주(29)도 팀의 궂은일을 도맡고 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국내 선수들로만 보면 러시앤캐시가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 신영석의 방에 붙어있는 포스터. 팬이 손수 만든 이 포스터는 신영석에게 큰 힘이 된다고 한다

팀 전력과 올 시즌 전망

위력적인 속공과 블로킹 능력을 모두 갖춘 신영석이 건재하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세터가 볼만 제대로 올려준다면 완벽하게 성공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극찬했다. 공격수 출신인 신영석의 속공 능력은 국내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최홍석은 지난 시즌부터 팀의 해결사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공수를 겸비한 안준찬이 레프트를 받쳐주고 있고 라이트에는 김정환(24)과 강영준(25)이 버티고 있다. 이 선수들은 모두 좋은 신장과 체격조건을 갖췄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김호철 감독은 "드래프트를 통해 좋은 선수들을 뽑아도 이러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중요한 것은 잠재력을 끄집어내 극대화시키는 것이다"라며 "실제로 팀에 들어와보니 선수들의 프로의식에 문제가 있었다. 드림식스가 기복이 심하고 한번 무너지면 일어서지 못하는 단점은 당연해 보였다. 앞으로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키워주는 일이 우선 과제"라고 평가했다.

시즌 개막 이후 러시앤캐시는 3연패에 빠졌다. 김호철 감독은 "시즌 초반 돌풍은 어려울 것이다. 1라운드와 2라운드는 경기 결과에 신경을 쓸 이유가 없다. 감독이 없는 동안 선수들이 훈련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을 끌어올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멘탈을 바꾸는데 시간이 소요될 것이고 나머지 부분도 올라오려면 적지 않은 기간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침반을 잃고 표류에 빠졌던 러시앤캐시는 선장을 만나면서 의욕을 얻었다. 각 포지션별로 이상적인 선수층을 갖춘 러시앤캐시는 외국인 선수 다미도 영입해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러시앤캐시는 언젠가는 분명히 올라올 것이다. 경험이 많은 김호철 감독고 부임했기 때문에 팀의 미래는 어둡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일곱 빛깔 무지개'와 같은 공격 루트를 보여준 러시앤캐시는 올 시즌도 다크호스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 숙소에 있는 선수들의 빨래. 옷이 섞이지 않도록 선수별로 이름표를 붙여 정리해놓았다.

[사진 = 러시앤캐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