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가 그간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년 6개월간의 긴 법정공방을 끝내고 에픽하이 정규 7집 앨범으로 방송 활동을 다시 시작한 타블로는 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를 통해 "행복을 상징하는 가수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며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스탠퍼드대학교 졸업 여부 논란에서 비롯된 일명 '타진요' 사건으로 인해 심하게 맘고생을 했던 타블로는 담담한 모습으로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타블로는 사건이 마무리되는가 싶으면 또 다른 의혹들이 생겨나고, 다시 또 잠잠해지는 듯 하다가도 이제는 아예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던 사람들의 숱한 의심들을 겪으면서 "'일단락'이라는 말을 잘 믿지 않게 됐다"고 얘기했다.
또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조차 자신을 향해 '학력위조 한 사람이 아니냐'고 얘기했을 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결국 사람들을 피해 지난 3년간 제대로 된 바깥 생활을 할 수 없었던 사실도 고백했다.
타블로는 논란을 겪으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는 사실도 전했다.
가수 에픽하이로 큰 성공을 했고, 예능에서도 특유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변으로 말하는 것마다 화제가 되는 등 높은 인기를 경험하면서 "나 역시 조금은 거만했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내가 건방지고 미워 보일 수 있었겠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타진요' 관련 회원 9명 전원이 실형을 선고 받으며 타블로는 학력위조 논란에서 해방되는 듯 했지만,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타블로는 "아버지께서 2001년 간암 판정을 받고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완벽하게 간암을 이겨내셨었는데 '타진요' 사건이 일어나고 2011년 초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기억하는 이유가 '타진요' 법정 재판이 시작된 날 쓰러지셨기 때문이다. 검사를 했더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셔서 뇌에 농양이 생겨 뇌수술을 하시고 병원에서 회복을 하셨다. 올해 3월에 갑자기 쇼크 상태가 오셨다. 제가 병원에 도착 했을 때 이미 쇼크 상태가 오셔서 의식이 없으셨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타블로는 "지난 몇 년 동안 있었던 많은 일들을 극복해 왔다. 음악을 하면서 잃어버린 것은 되찾을 수 있지만 아버지의 일은 돌이킬 수 없다. 아버지 일은 아직 현실로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다"며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보였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타블로를 다시 웃게 하고,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해 준 힘은 바로 '가족'이었다.
큰 상자에서 타블로를 위한 '깜짝 선물'로 등장한 아내 강혜정은 시원시원한 직설화법으로 타블로와의 첫 만남 이야기부터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한 번도 울지 않으면서 타블로에게 큰 힘이 돼 줬던 사연들을 풀어내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방송을 통해 최초로 공개된 이들의 딸 하루 양의 모습 역시 타블로를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 큰 힘이었다.
타블로는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하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큰 인생의 풍랑을 경험했다.
그리고 긴 터널을 빠져 나온 지금, 방송 초반 "행복을 상징하는 가수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듯 그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 다시 노래하고 있다.
"노래하면서 정말 즐거워서 웃는 건데, 사람들이 '저렇게 웃으니까 더 슬퍼 보여'라고 말하더군요"라면서 웃던 타블로. 타블로는 '힐링캠프'를 통해 그간의 아픈 마음을 조금이나마 '힐링'했을까.
타블로가 노래하며 웃고 있다면 '있는 그대로' 믿어주자. 타블로의 진심 어린 웃음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지금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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