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영민 기자] 한화 이글스가 류현진의 포스팅 시스템(공개입찰) 참여와 빅리그 진출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한화는 29일 "올 시즌 종료 후 7년차 FA자격을 취득한 '괴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의 결정은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잡은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한화는 "류현진이 대한민국의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그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위해 최대한 협조할 것이며 추후 포스팅 결과에 따라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즉 류현진이 포스팅시스템서 구단과 공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을 제시받았을 경우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하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한화의 결정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고려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한화는 시즌 종료 후 난처한 입장에 놓였었다. 구단 전력의 핵심인 류현진이 시즌 막바지부터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 입장에서는 그를 쉽게 놓아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팀의 1선발 없이 내년 시즌을 준비하게 되는 것은 구단과 감독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론도 무시할 수 없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여기에 많은 야구인들과 현역 선수들도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언론, 또는 SNS를 통해 응원을 보냈다. 만약 한화가 류현진을 잔류시키기 위해 포스팅 시스템 참여를 불허한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한화는 류현진의 '조건부 포스팅 시스템 참여'를 허락했다. 즉 류현진이 구단과 공감한 금액 이상의 몸값을 받아낸다면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것. 한화 구단은 팀의 에이스를 헐값에 팔아야 하는 위험부담을 없앨 수 있게 됐고 류현진을 메이저리그에 보내자는 여론도 수용하는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잡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류현진의 몸값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선수가 소수였기 때문에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이상훈(전LG), 진필중(전 두산), 임창용(전 삼성)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했지만 기대 이하의 금액에 꿈을 접었다. 반면 최향남(KIA)는 101달러를 제시받고 미국무대에 진출했지만 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또한 류현진과 한화가 공감한 입찰 금액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이는 포스팅이 마무리된 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금액은 한화 구단이나 ML 구단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한편 류현진은 "ML 진출을 위한 첫 단계인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한화 구단을 "나를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이번 포스팅을 통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팀과 국가에 기여한 뒤 한국 대표에 걸맞는 대우로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다"며 "좋은 결과로 반드시 ML에 진출해 대한민국과 나를 응원해준 팬들의 성원에 꼭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DB]
김영민 기자 sexydubu0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