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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2차전] '유먼 스타일→덕한 스타일' 변화, 롯데 2연승 '핵심 키워드'

기사입력 2012.10.10 03:18 / 기사수정 2012.10.10 03:18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유먼 스타일'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자 '덕한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했다. 이는 완벽하게 적중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승리, 배터리 간의 강한 믿음도 한몫했다.

롯데는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2012 팔도 프로야구 준PO 2차전서 두산에 2-1, 한점차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5전 3선승제의 준PO에서 먼저 2승을 올리며 PO 직행에 단 1승만을 남겨놓았다.

이날 롯데는 외국인투수 쉐인 유먼을 선발로 내세웠다. 지난달 20일 넥센전서 4이닝 2실점(1자책) 패배 이후 무려 19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발가락 부상으로 지난달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4일 뒤인 27일 숙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3일 만에 귀국한 그는 지난 6일 넥센전에 구원으로 나서 1이닝을 던지기는 했지만 준PO라는 큰 경기를 앞두고 실전 감각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했다. 유먼은 1회말 이종욱,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준 데 이어 윤석민에게도 워닝트랙 근처까지 가는 큰 타구를 허용했다. 비록 뜬공으로 잡히기는 했지만 간담이 서늘했다. 곧이어 이원석에게도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1회에만 3피안타 1실점. 분명 좋은 흐름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자 용덕한이 변화를 시도했다. 1회에는 유먼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유먼 스타일'에서 '덕한 스타일'로의 변화는 2회부터 시작됐다. 그제야 '13승 투수' 유먼도 위력을 발휘했다. 계속해서 안타를 맞던 유먼은 온데간데없었다. 그는 2회부터 6회까지 5이닝을 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3개의 피안타는 모두 산발 안타. 정규시즌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이었다. 1회 이후 계속된 호투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타자가 아닌 '포수' 용덕한의 공이 컸던 부분이다. 용덕한은 이날 공격에서 결승 홈런 포함 2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팀 역전승에 일조했다. 그리고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2회부터 9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결정적인 송구로 두 차례나 주자를 잡아내기도 했다. 공수에 걸친 완벽한 활약이었다.

용덕한은 경기 후 "1회에는 유먼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갔는데 공이 몰리더라"며 "유먼에게 2회부터는 내 스타일대로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 '두산에 있었으니 너를 믿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먼은 2회부터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성배-최대성-강영식-정대현도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지켜냈다. 투수들을 편안하게 리드한 용덕한은 9회 결승 홈런으로 이날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9회말에도 용덕한의 선택이 빛을 발했다. 2-1로 앞선 9회말, 강영식이 선두타자 김현수에게 안타를 내줬다. '블론세이브의 시작은 선두타자 출루'라는 말이 있다. 롯데에게는 위기였다. 강영식은 정대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여기서 상대 타자 윤석민이 번트자세를 취했다. 용덕한은 정대현에게 최대한 느린 공을 요구했다. 3루수 황재균이 대시하고 있었기에 2루 주자를 잡자는 계산에서였다. 

완벽하게 적중했다. 윤석민의 번트 타구는 황재균의 글러브에 원바운드로 들어갔고 이는 5-4-3 병살로 이어졌다. 용덕한의 리드와 황재균의 수비가 결합된 작품이었다. 단숨에 2아웃. 주자는 지워졌다. 두산의 흐름에 완벽한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원석이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 팀 승리가 확정되고 나서야 용덕한은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2010년 준PO에서 두산 유니폼을 입고 9타수 6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리버스 스윕'에 공헌한 그는 시리즈 MVP까지 거머쥐며 롯데를 울렸다. 2년 뒤인 올해,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완벽한 모습으로 친정팀을 울리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용)덕한이는 가을형 선수인 것 같다"고 칭찬했다. 용덕한은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주위에서 그렇게 말해주니 기분 좋다"며 "3차전에는 (강)민호가 나가야 할 것 같다. 나는 뒤로 빠지겠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이날 강민호의 부상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잡은 용덕한의 공수 맹활약에 양 감독은 물론 롯데 선수단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본인은 "아닌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보면 용덕한에게는 분명 '가을 DNA'가 숨어있는 듯하다. 



[사진=용덕한, 유먼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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