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빠른 공은 기본. 제구까지 완벽했다. LG 트윈스의 '파이어볼러' 레다메스 리즈의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은 한마디로 '아름다웠다'고 표현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의 발목을 잡던 사사구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야 처음으로 무사사구 승리투수가 된 것이다.
리즈는 6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에 선발로 나서 무사사구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5승째를 따냈다. 팀의 1-0 영봉승을 이끈 그는 32경기(구원등판 7차례 포함) 출장 5승 12패 평균자책점 3.69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이날 리즈의 5승보다 더 큰 수확은 '무사사구'였다. 이전까지 리즈가 올 시즌 선발 등판한 24경기에서 사사구를 허용하지 않은 경기는 단 1경기, 5월 25일 광주 KIA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5⅔이닝 10피안타 4탈삼진 5실점 패전이었다. 사사구는 없었지만 올 시즌 개인 최다인 10개의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날을 제외하면 올 시즌 선발로 나서 사사구를 기록한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리즈는 7⅓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삼진만 9개를 잡아냈고, 사사구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리즈는 경기 후 "마지막 경기에서, 내 생일에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고 했다. 곧이어 "특히 사사구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6일 이전까지 선발로 나선 2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83개의 사사구(총 68개)를 허용했다. 132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탈삼진/사사구 비율(K/BB)은 2:1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6일 경기에서 9탈삼진 무사사구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K/BB는 2:1을 넘어섰다.
리즈는 경기 후 "후반기 성적이 좋았던 데는 제구가 나아진 것이 가장 크다"며 "전반기에 힘들 때 차명석 투수코치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심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또한 "마지막 경기에서, 내 생일에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며 "특히 사사구를 내주지 않았다는 점이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반기 19경기(구원 등판 포함)에서 2승 6패 5세이브 평균자책점 4.83, K/BB는 54:41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13경기에 선발로만 나서 3승 6패 평균자책점 2.73, K/BB 90:36으로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불운의 에이스'라고 불릴 정도였다. 하지만 8월 이후 계속된 호투(11경기 ERA 1.81, QS 10회)는 분명 고무적이었다. 이 기간에 3승만을 올린 것이 안타까울 정도.
하지만 그는 의연했다. 리즈는 "한국에서 뛰면서 전반적으로 기량이 발전한 것 같다"며 "올해 후반기는 지난해 한창 좋을 때보다도 좋다"고 설명했다. 리즈는 국내 데뷔 시즌인 지난해 11승 13패 평균자책점 3.88로 활약했고 재계약까지 이끌어냈다. 또한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도 공략하게 되고 변화구도 자신있게 스트라이크존에 넣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좋다"고 자평했다.
LG 팬들도 리즈의 시즌 마지막 등판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냈다. 팬들은 그가 8회말 선두타자 양의지를 삼진 처리한 뒤 교체돼 들어가자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리즈도 모자를 벗어들며 화답했다. 리즈는 "한결같이 응원해줘 너무 감사하다"며 "이런 멋진 팬들은 처음 본다"고 고마워했다.
비록 팀 성적은 7위(57승 4무 72패)에 머물렀지만 리즈의 화려한 피날레는 23000여 명이 가득 찬 잠실구장의 밤하늘을 수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리즈가 이날과 같은 모습을 또 다시 보여준다면 리그를 호령하기에 손색 없는 투수다. 최고 160km/h의 빠른 공이 제구까지 된다면 그보다 완벽한 무기가 또 있을까. 리즈의 후반기 맹활약이 재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도 궁금하다.
[사진=레다메스 리즈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