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는 팀의 자산이며 아껴야 될 존재다. 이런 면을 볼 때 해결점을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김연경 사태'는 매우 안타깝다.
장장 4개월 동안 계속된 이 사건이 국내에서 해결되지 못하고 국제배구연맹(FIVB)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러한 문제를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점은 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현역 선수로 뛰었던 옛 시절에는 해외 진출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선수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권리를 찾는 시대가 찾아왔다.
배구 해외 진출이 간혹 일어났지만 모두 쉽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외 진출을 놓고 선수와 구단이 이처럼 대립하던 적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김연경 사태'와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결의 실마리는 물론 시원하게 이야기해줄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다.
애초부터 서로간의 배려와 양해가 있었다면 일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런던올림픽 4강 진출의 신화로 한국 여자배구는 오랜만에 붐을 탈 기회를 맞이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장기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여자배구 전체를 생각했을 때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수를 생각하는 부분이다. 김연경은 일반적인 선수가 아니다. 세계 배구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선수가 우리 앞에 뚝 떨어졌다. 런던올림픽에서 증명한 것처럼 쉽게 가질 수 없는 선수다.
이렇게 좋은 선수가 나온다면 행정적인 부분도 따라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선수와 구단 간에 발생하는 행정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또한 구단이 선수를 아낀다면 대승적인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흥국생명은 전통이 오래된 팀이다. 팀의 자산인 선수를 진정으로 아낀다면 대승적인 결단이 필요할 때다. 이는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볼 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판단 하에서도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이보다 부끄러운 일이 있을까.
올림픽 이전에 해결됐으면 좋을 일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한국 여자배구를 책임질 선수를 생각할 때 이제는 멈춰야 한다.
[사진 = 김연경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