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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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연 '마의', 시청률 꼴지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

기사입력 2012.10.02 13:38 / 기사수정 2012.10.04 10:01



▲ 마의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역시 이병훈 감독이었다. '마의'가 드디어 첫 포문을 열었다. 손창민, 전노민 등 주연배우들의 진지한 연기력과 웅장한 볼거리, 말을 다룬 독특한 소재, 노련한 연출 등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일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마의'에서는 마의의 자식으로 태어나 전의감에 들어간 명환(손창민 분), 대제학 집안의 장남 도준(전노민 분), 내의원 의녀 인주(유선 분)가 운명적으로 만나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도준은 인조의 후궁 조소용(서현진 분)의 음모로 죽어가는 소현세자(정겨운 분)를 구하려다가 명환의 배신으로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참수를 당하고 만다.

'허준', '이산', '대장금', '동이' 등으로 한국 사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이병훈 감독의 작품다웠다. 스토리, 볼거리, 연출 등이 잘 버무려진 사극의 참맛을 보여준 것.

특히 손창민의 강렬한 등장이 담긴 첫 신부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뜨거운 사막 한 가운데 쓰러진 손창민은 과거 명환과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고조시켰고 세 사람의 엇갈린 운명과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음모와 갈등이 빠르게 전개돼 긴장감을 자아냈다.

손창민 전노민 외에도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완성도를 높였다. 처음부터 연기력 논란은 '마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걱정과도 같았다. 1회에서만 선우재덕, 전노민, 장영남, 정겨운, 서현진 등 개성 강한 연기가 트레이드마크인 배우들이 특별 출연, 작품의 이름값을 높였다.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화려한 볼거리도 눈에 띄었다. 특히 1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은 '전의감 입학식' 장면에서는 웅장한 느낌과 화려한 색감이 잘 표현됐다. 드라마 곳곳의 미적인 요소까지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이병훈 감독의 세심함이 드러났다.

비록 흠 잡을 데 없었던 첫 회였지만 50부작의 대작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우려도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99년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끈 의학드라마이자 이병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허준'과 비슷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내용의 '허준'과 달리 말의 질병을 다루는 수의학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 다행이지만 '허준'을 포함한 다른 의학드라마들과 어떻게 큰 차별점을 둘 수 있을지 제작진 입장에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또 단순한 권선징악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줄거리 속에서 인물들 간의 관계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나가는 것도 숙제다. 50부작의 대장정 아래 이병훈 감독의 색채가 두드러지면서도 그간의 작품들과 구별되는 참신함을 지녀야 할 것이다.

새롭게 뚜껑을 연 '마의'는 SBS '신의', MBC '닥터진' 등 타임슬립의 퓨전 사극 의학 드라마의 트렌드에서 벗어난 '진짜' 의학 사극이다. 시청률은 8.7%(AGB닐슨, 전국 기준)로 동시간대 경쟁작들 중 꼴찌를 기록했으나 첫 회가 깊은 인상을 남긴 만큼 정통 사극의 위엄을 보여줄 작품으로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볼 만하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마의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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