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비록 승리와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눈부신 투혼이 돋보였다. 선발로 길게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한판이었다. 한화 이글스 좌완 윤근영이 데뷔 후 최다 이닝과 투구수를 기록했다. 패하기는 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윤근영은 27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나서 데뷔 후 최다인 6⅓이닝(종전 5⅓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5탈삼진 2볼넷 4실점했다. 팀이 1-4로 패하면서 데뷔 첫 선발승이 아닌 시즌 2패(2승)라는 결과를 받아들어야 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하지만 6이닝-100구 이상을 소화하면서도 크게 지친 기색은 없었다. 1회 3점을 내준 것만 제외하면 크게 흠 잡을 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1회는 좋지 않았다. 윤근영은 1회말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2루타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뒤 임훈에게 번트 안타, 최정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이호준을 삼진 처리,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지만 박정권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추가 2실점, 3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김강민과 모창민을 나란히 땅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이후부터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윤근영은 2회와 3회를 탈삼진 3개 포함 삼자범퇴로 돌려세우며 호투를 이어갔다. 4회에는 선두타자 박정권을 볼넷 출루시켰지만 김강민을 삼진, 모창민과 정상호를 나란히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5회가 아쉬웠다. 윤근영은 5회초 선두타자 박진만의 2루타와 정근우의 희생번트를 묶어 1사 3루 위기에 몰린 뒤 폭투로 1실점, 4점째를 내줬다. 하지만 임훈과 최정을 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마감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 이호준에게 볼넷, 김강민에게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윤근영은 대타 박재홍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올 시즌 최다 이닝(종전 5⅓이닝)을 경신하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정상호 타석 때 포수 박노민의 견제로 2루 주자 이호준을 잡아내며 6회를 마감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운 것이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근영은 1사 후 김성현에게 3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리자 정대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정대훈이 정근우와 임훈을 나란히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아 윤근영의 자책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윤근영은 지난 경기까지 통산 사사구가 85개(78볼넷 7사구)로 탈삼진(69개)보다 많았다. 그만큼 불안한 제구가 문제였다. 이날은 7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제구에 크게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없었다. 탈삼진은 5개. 6회 폭투로 내준 1점이 아쉬웠을 뿐 최근 상승세의 SK를 상대로 선방했다. 그는 어렵게 찾아온 선발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윤근영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