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선발 체질'인 것인가. 한화 이글스 좌완 윤근영이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에서도 훌륭한 투구를 선보였다. 올 시즌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인 쉐인 유먼(롯데 자이언츠)와의 대결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윤근영은 8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6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호투임에는 틀림없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형성됐지만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공략했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도 당황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윤근영은 1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와 김주찬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손아섭의 2루수 직선타에 1루 주자 김주찬이 귀루하지 못해 더블 아웃, 한숨을 돌렸다. 홍성흔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위기가 계속됐지만 조성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윤근영은 3회말 1사 후 전준우에게 던진 5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측 담장을 넘는 솔로 홈런을 맞았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큰 타구였다. 하지만 윤근영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하며 안정을 되찾았다. 4회와 5회에는 전준우에게 내준 볼넷을 제외하곤 한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윤근영은 선두타자 김주찬에게 안타에 이은 도루를 허용,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손아섭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윤근영의 임무는 여기까지였다. 우타자 홍성흔이 등장하자 윤근영은 송신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송신영이 후속타자 홍성흔에게 적시타를 맞아 김주찬이 홈인, 윤근영의 자책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자책점이 늘어나긴 했지만 호투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또한 윤근영은 올 시즌 2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넘겼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인 지난달 22일 SK전서는 5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3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29일 넥센전서는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1탈삼진 퍼펙트로 막고 데뷔 8년 만에 첫 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이날은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진 못했다. 한화 타자들은 상대 에이스인 유먼을 상대로 단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윤근영은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에를 써야 했다. 유먼은 7⅓이닝을 4피안타 9탈삼진 4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13승째를 올렸다. '당연히' 윤근영보다 잘 던졌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윤근영이 마운드를 지킨 6회 1아웃까지는 팽팽한 투수전 양상이었다.
표본은 작다. 하지만 이날 윤근영은 데뷔 후 3차례 선발 등판 가운데 가장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볼넷이 2개에 불과했다는 점이 특히 고무적이다. 이전까지 윤근영은 통산 사사구가 77개로(70볼넷 7사구) 탈삼진(60개)보다 더 많았다. 그만큼 불안한 제구에 발목이 잡혔던 것.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롯데의 강타선을 2점으로 틀어막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윤근영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윤근영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