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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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 톱배우 없이 이뤄낸 '감동의 드라마'…비결은

기사입력 2012.09.07 12:16 / 기사수정 2012.09.07 12:18

방송연예팀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극본 유현미, 연출 윤성식 차영훈)이 6일 28부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각시탈'은 마지막 시청률 22.9%(AGB닐슨 집계)를 기록하며 수목극 1위를 독주한 것은 물론, 7회 연속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는 기록을 세웠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아 '각시탈'의 종영을 아쉬워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가득하다. 이렇다 할 톱 배우 없이도 이렇게 시청자의 호응을 이끌어낸 '각시탈', 그 비결은 무엇일까.

사실 '각시탈'은 초반 신현준 외에는 그다지 눈에 띌 만한 캐스팅이 없는 드라마였다. 이강토 역을 맡은 주원도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주연에 캐스팅되긴 했지만, 톱 배우들이 주로 맡는 수목극 주연을 하기엔 '아직 이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다. 주원의 숙적 기무라 슌지 역의 박기웅 역시 예전에 한 CF에서 '맷돌춤'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것 외에는 잘 알려진 작품이 없는 배우였다.

하지만 '각시탈'은 시간이 갈수록 배우들이 (한 네티즌의 말에 따르면) "정말 역할에 빙의 된 듯한" 좋은 연기를 펼치면서 이런 논란을 잠재우고 보란듯이 수목극을 제패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주원은 '각시탈'을 통해 한 인간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 처음에는 정말 얄미운 친일 경찰 사토 히로시였지만, 자신의 손으로 각시탈이었던 형 이강산(신현준 분)을 죽인 뒤로는 그 각시탈을 이어받아 정의의 사도로 분했다.

하나의 드라마 안에서 인생이 완전히 뒤바뀌는 인물을 연기하기란 매우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이강토와 각시탈의 이중생활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연기가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원은 회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화려한 액션은 물론, 섬세하고 안정적인 내면 연기가 더해졌다. '강동원 닮은꼴', '꽃미남 신인 배우'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눈물, 콧물, 침까지 다 흘리며 감정을 쏟아내는 주원의 모습은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의 모습이었다.

전작 '제빵왕 김탁구', '오작교 형제들'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할 만했다. 주원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원톱으로서의 자신감을 한껏 보여줬다는 평이다.


기무라 슌지를 연기한 박기웅 또한 '각시탈'을 통해서 그동안 숨겨 왔던 자신의 내공을 제대로 보여줬다.

처음에는 순진하고 호의적인 청년이었던 슌지가 어떻게 해서 최고의 악인으로 변할 수 있었는지, 시청자들이 부자연스럽지 않게 받아들이도록 좋은 연기를 펼쳤다.

박기웅은 실제로 역할에 몰입한 나머지, 악인의 외모를 살리기 위해 촬영 중 다이어트까지 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었던 박기웅이었지만, 이번 '각시탈'에서 만큼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인상적으로 각인시킬 만한 '소름 돋는' 연기였다. 이강토도 이강토지만 그를 절대 놓아주지 않는 끈질긴 기무라 슌지가 있었기에, 끝까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었다.

'각시탈'의 마지막은 수많은 시민이 일제히 각시탈을 쓰고 독립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그 외에도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창씨개명, 위안부 문제 등의 문제가 거의 매 회 등장하며 시청자의 성원을 받았다. '국민의 한'을 담은 이런 민감한 이야기에 시시각각 변화하는 입체적인 캐릭터까지, '각시탈'은 분명 만들어 내기에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모두가 톱 배우의 부재를 걱정했던 그 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력했던 배우들의 노력이었다. 어떻게 보면 톱 배우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을 것 같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을 듯한 열정이 회를 더해갈수록 진화하는 연기력으로 증명된 것이다.

주원과 박기웅은 종영 후 트위터 등을 통해 "애써 눈물을 참고 있다"며 유난히 아쉽고도 먹먹한 마음을 표현했다. 최선을 다해 좋은 연기를 펼쳤던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 마음일 것이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대박'을 터트렸던 열정의 배우들이 '각시탈' 이후 어떻게 더 성장해 나갈지 주목된다.

[글] 방송연예팀 박수진 기자 enter@xportnsnews.com


방송연예팀 박수진 기자 enter@xportn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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