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테니스 천재'의 거침없는 질주가 제동이 걸렸다. 지난 6월에 열린 2012 롤랑가로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라파엘 나달(26, 스페인, 세계랭킹 3위)은 이 대회에서만 7번 우승을 차지했다.
비욘 뵈리(스웨덴)이 세운 프랑스 오픈 6회 우승을 넘어선 그는 '롤랑가로의 지배자'로 등극했다. 현역 테니스 선수들 중 최고의 체력을 자랑하는 그는 빠른 발을 활용한 '그물망 수비'가 장기다.
클레이코트에서 강점을 보이는 점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하드 코트와 잔디 코트와 비교해 클레이코트는 볼의 바운드 시간이 길다. 랠리가 타 코트보다 길게 이어지기 때문에 나달처럼 체력을 앞세워 볼을 받아내는 선수가 유리하다. 상대가 한걸음 움직일 때 반 걸음 이상 더 뛰는 나달은 롤랑가로에서만 7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금자탑을 세웠다.
하지만 나달의 경기 스타일에 우려를 표시하는 시선도 있었다. 워낙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나달은 지난 몇년동안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강행군을 펼쳤다.
지난해 열린 호주오픈에서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8강에서 탈락했다. 올해는 자신의 몸을 생각해 많은 투어 출전을 자제했다.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윔블던 2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때의 후유증이 컸던 지 나달은 런던올림픽 출전을 포기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골든 슬램(4대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과 올림픽 단식 금메달 획득)도 달성했다. 올림픽 2연패에 대해 강한 의지를 표명했지만 무릎 부상으로 꿈을 접어야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US오픈 출전도 포기했다. 나달은 4일 AP통신을 통해 앞으로 2개월 동안 휴식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왼쪽 무릎 인대 파열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달은 "중요한 두 대회인 런던올림픽과 US오픈에 출전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나는 경쟁 대회로 돌아가 테니스를 즐기고 싶다. 하지만 내 무릎은 휴식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달의 경기 스타일은 강한 체력을 요구한다. 경기 내내 코트를 뛰어다니면서 볼을 받아내기 때문에 부상에 대한 우려는 예전부터 나왔다.
나달은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휴식을 권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9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고 결국 휴식을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과 US오픈에 불참한 나달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도 뛰지 못하게 됐다.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나달은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재활 중에 있다. 그동안 받은 치료로 인해 자신의 몸이 호전됐다고 밝힌 나달은 "하루 빨리 코트로 돌아가고 싶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완벽한 기술과 노련한 경기 운영이 장점인 페더러는 31세의 나이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와 비교해 나달은 체력을 앞세운 테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강철 체력'을 보여준 나달이 앞으로도 계속 롱런할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라파엘 나달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