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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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절정', 광복절을 떠오르게 하는 드라마

기사입력 2012.08.15 14:33 / 기사수정 2012.08.15 14:49

방송연예팀 기자


[엑스포츠뉴스=방송연예팀 박정현 기자]  올해로 67주년을 맞은 8.15 광복절. '1945년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라는 뜻 깊은 의미를 갖고 있음에도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기념이나 경축의 마음이 옅어진 것이 사실이다. 지난 2011년 광복절 특집극으로 MBC에서 방송된 2부작 드라마 '절정'은 광복을 위해 힘쓴 이들과 광복의 의미에 대해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의 가치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한다.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은 조국 광복을 위해 몸 바친 독립 운동가이자 시인 이육사(1904~1944)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제목은 이육사가 쓴 시의 제목을 딴 것이다. '황혼', '소년에게', '청포도', '광야' 등 이육사의 시들이 드라마에 등장해 시인의 진솔함과 시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육사의 삶, 일제 강점기의 시대상과 얽혀서 나오는 이육사의 시들에는 독립에 대한 애틋한 염원과 당시 현실에 대한 진한 슬픔이 배어있다.

보고도 못 본 척 할 수 없고,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수 없는 '시인'이기에 일제에 저항하는 시를 썼고, 조선의 미래를 꿈꿨던 이육사. 조선 의열단 소속이자 조선민족혁명단 핵심간부로써 독립에 힘쓰다가 사망한 윤세주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 이육사의 삶과 시 그리고 독립 운동가들을 통해 드라마는 일제 강점기 하에 있었던 이들의 독립에 대한 염원에 대해서 생생하게 그려낸다. 또한 그들이 꿈꿨던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시청자들을 향해 국권의 중요성과 광복의 의미를 떠올릴 것을 제안한다.

아내와 춤을 추면서 이육사가 조선이 독립하면 하고 싶은 것들을 말하는 부분에는 가슴 깊은 곳에서 뭔가 뭉클함이 솟구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조선이 독립하면 여기보다 훨씬 좋은 카페에 가서 임자랑 춤을 출테요. 한강보트도 타고 그래, 빨간 벽돌로 지은 이층짜리 문화주택에서 아들딸 낳아 키웁시다"로 말을 시작해서 '조선이 독립하면'이란 말을 반복하는 이육사. 그토록 염원하던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44년 1월 16일에 북경 일본 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기에 이 말은 더 애절하고 뭉클하다.



드라마의 끝에 나오는 이육사의 시 '광야'에는 조국에 대한 사랑으로 독립에 대한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렸던 이육사와 독립 운동가들의 모습이 담뿍 담겨져 있다. 공휴일이란 의미로 변모돼 느껴지기도 했던 광복절. 드라마 '절정'을 떠올리면서 다시 생각해본다. '광복'이란 단어 앞에는 자신들의 행복과 삶을 포기하면서 조선의 미래를 염원했던 선조들이 있었던 것이다.

한편 '절정'은 2012년 4월 21일 텍사스 주 휴스턴 시에서 열린 '2012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TV스페셜-드라마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휴스턴 국제영화제'는 '샌프란시스코 영화제', '뉴욕 영화제'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TV 국제상이다.

이번 광복절은 그저 공휴일이란 생각으로 흘려보내지 말고 '절정'을 보면서 조선을 사랑했던, 광복 후 조선의 미래를 꿈꿨던 시인 이육사의 삶을 마음 깊이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방송연예팀 박정현 기자 gukja3@xportsnews.com

[사진 = 절정 ⓒ MBC 방송화면]

방송연예팀 박정현 기자 gukja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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