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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김호철 감독의 고민거리.

기사입력 2007.11.27 07:46 / 기사수정 2007.11.27 07:46

조영준 기자


(2007 드래프트에서 임시형을 지명하는 김호철감독)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는 월드컵 대회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데 한국 팀의 멤버를 보면 주전선수로 활약할 선수들 몇 명이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12월 1일부터 개막될 2007~2008 V리그가 코앞에 다가와 소속 팀 선수들과 올 시즌을 위해 손발을 맞춰보기 위해서입니다.

  명분으로 따진다면 이번 월드컵 대회의 위상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는 살인적인 스케줄입니다. 월드컵 대회가 끝나고 나면 바로 국내 프로리그 시즌인 V리그가 개막되고 내년 5월에는 베이징 올림픽 최종 예선전이 펼쳐집니다.

  KOVO(한국배구연맹)와 KVA(대한배구협회)의 현명한 절충안이 이루어져야 국내 리그나 국제 대회 모두에서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인데 그렇지 못한 부분은 참으로 애석하기 그지없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결국, 남녀대표팀의 체계는 아직도 갖춰지지 못하고 있으며 배구인 들의 염원이었던 신생팀 창단은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한전 팀의 프로화 추진도 결국 구단들의 이기주의와 KOVO의 행정력 부재로 무산되었고 올해도 지난해와 똑같은 프로 팀 네 팀에 한전과 상무는 초청 팀으로 리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남자부 디펜딩 챔프였던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여자부 도로공사 팀은 용병 없이 시즌을 시작한다고 전해왔습니다. 현대캐피탈 같은 경우는 숀 루니 대신 영입한 커트 토펠의 기량이 함량 미달로 나오자 계약을 포기했으며 도로공사는 지난리그 득점왕이었던 레이첼 반 미터가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치르기가 힘들어지자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많이 상승한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나 구미 LIG 손해보험과는 다르게 현대캐피탈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즌을 시작합니다. 현대란 팀을 전혀 새로운 팀으로 업그레이드 시킨 김호철 감독의 고민도 상당히 클 듯합니다.

  러시아 리그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한국행을 원했던 숀 루니를 김호철 감독은 다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단의 계약 건에 반응하지 않고 러시아행을 택한 루니에게 ‘괘씸죄’를 물으며 반응한 이 태도는 정말로 김호철 감독다운 모습입니다.

  그러나 팀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김호철 감독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전혀 안가는 부분은 아닙니다. 루니는 단순한 용병이 아니라 팀의 핵심 전력으로 다져나간 것이 김호철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협력 수비와 조직적인 세트플레이를 잘 습득했던 루니는 김감독의 의도와 부합되는 선수였고, 206cm의 큰 신장에 아기자기한 볼컨트롤까지 습득한 루니는 한국 무대에서 위력을 가질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용병이라곤 하지만 루니가 현대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습니다. 김호찰 감독은 그가 미국국가대표로 뛰면서 북미 지역 올림픽예선전에 참가하기 때문에 이번 V리그 2라운드나 3라운드부터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서라도 그와 재계약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무산되고 어느 정도 활약해줄 것이라 믿었던 커트 토펠 조차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자 김감독은 기존에 있는 선수들로 새롭게 팀을 구성하자는 생각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현대는 기대에 만족할만한 수확을 얻었습니다.

  바로 루니의 부재와 장영기의 부상으로 미진한 포지션인 레프트 자리에 인하대학교 출신의 만능재주꾼인 임시형을 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시형을 데리고 온 것은 현대로서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수비가 좋은데다가 빠른 공격에 능한 임시형은 김호철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적인 배구에 아주 적합한 선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송인석과 같은 포지션을 이룰 임시형의 존재는 결정타의 능력으로 보면 무게감이 가볍기만 합니다. 현재 현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결정타를 때려줄 거포가 부족한 점입니다. 세계적인 배구의 추세를 볼 때, 아무리 조직력이 좋은 팀이라고 해도 확실한 공격루트가 없는 팀은 어딘가 미진해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왼손잡이 라이트 거포인 박철우의 부상은 김감독에겐 아쉽게 느껴질 것입니다. 비록 백전노장인 후인정이 라이트에서 버티고 있지만 높이와 파워 넘치는 공격이 부재한 점은 현대의 공격력에 문제점으로 여겨집니다.

  세터 출신인 김감독의 혹독한 조련으로 국가대표 주전세터로까지 성장한 권영민은 V리그를 대비하기 위해 월드컵 대회에 불참했습니다. 그만큼 세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감독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사례이며 공격진의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효과적인 토스웍과 조직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작년 2006 일본 세계선수권에서의 부진과 올해 대표팀 감독직을 다시 맡아달라는 끈질긴 권유를 마다하고 사양한 부분에 대해서 김호철 감독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김호철 감독만큼 자신이 내뱉은 말에 책임을 지는 지도자는 드물었으며 선수를 조련시키는 마인드와 카리스마를 내세운 팀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그리고 경기의 흐름을 읽고 대처하는 부분이나 누구도 따라하기 힘든 철저한 전력 분석 능력은 LIG의 명장인 이기원 감독과 인정받아야 될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번 2007~2008 시즌이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는 급성장한 대한항공과 LIG 손해보험의 전력에 김호철 감독이 어떻게 나오느냐하는 것입니다.

  현대캐피탈은 김호철 감독의 마인드로 인해 다시 완성된 새 부대에 담겨진 새 술 같은 팀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재 가지고 있는 선수들만으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가 궁금해집니다. 또한, 더 이상 예전처럼 강팀으로 보이지 않는 현대캐피탈을 다른 구단들이 어떻게 상대해 올지도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사진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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