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인턴기자] "첫 방송 했을 때요? 긴장은 별로 안 됐어요. 그런데 인이어에 집중하느라 좀 많이 굳어있었던 것 같아요"
신인가수 주니엘(본명 최준희)은 너무나도 당찼다. 신인에게 첫 방송 때의 기분을 묻는 질문에는 으레 '정말 떨렸어요'란 답이 돌아오게 마련인데, 주니엘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떨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보물 1호를 묻는 질문에 "고 1때 아빠가 사주신 기타가 있는데, 오래 같이 지내다보니 서로에게 길들여진 것처럼 제게 딱 맞는 악기가 됐죠. '파니니'라고 이름도 지어줬어요"라고 웃으며 대답하는 모습은 딱 스무 살 감성을 지닌 수줍은 소녀였다.
지난 6월 데뷔 앨범 'My First June'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illa illa(일라 일라)' 무대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첫 인사를 건넨 주니엘을 데뷔 꼭 한 달이 되던 날 다시 만났다.
◇ '주니엘'의 '엘'은 사랑(LOVE)…노래에 사랑을 듬뿍 담을게요
'주니엘'. 부를수록 입 안에서 맴도는 어감이 참 예쁜 이름이다. 주니엘은 그녀의 본명 '최준희'와 영어 'LOVE'의 'L'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 어떻게 '주니엘'이라는 예명이 탄생하게 됐을까.
"원래는 '주니엔'이라는 이름도 후보에 있었어요. 뒷 글자 '엔'은 영어 'Natural'에서 따왔죠. 주니엘과 주니엔에서 선택하면 됐었는데, 노래를 부를 때 항상 감정을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이란 게 모든 감정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해서, 의미상으로 'LOVE'가 더 맞는 것 같아 '주니엘'을 선택했죠"
주니엘은 일본에서 먼저 데뷔하고 활동한 '신인 같지 않은 신인'이다. 회사의 권유와 함께, 아기자기한 매력과 다양한 음악이 공존하는 일본의 문화에 끌려 주저 없이 비행기에 올랐고 그 곳에서 2년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일본판 '슈퍼스타K'라 불리는 '니지이로 슈퍼노바'에서 우승을 하고, 미니 음반 '레디 고(Ready Go)'를 발매하면서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디뎠다.
2년간의 일본 생활이 힘들었을 법도 한데 주니엘은 자신만의 '초' 긍정 마인드로 조근 조근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는다.
"제가 힘들었던 걸 기억하지 못하는 걸 보면 정말 힘든 게 아니었나봐요(웃음). 평소에도 일본 음악을 접하면서 가서 공부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기회가 온 거죠. 인디생활 하면서 길거리 라이브도 해보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가수들도 만나고. 잃은 건 진짜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남들처럼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중학생 때부터 가수가 될 거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대학은 안 가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니까 부모님은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씀해 주셨죠"
실제로 주니엘은 가수가 꿈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비틀즈와 레드 제플린의 음악을 들으며 자라왔다.
음악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곡을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지금의 회사에서 연습생 시절 가르쳐 준 기본적인 화성악 수업을 바탕으로 조금씩 곡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 준비된 싱어 송 라이터, 노래에 날개를 달다
실제로 주니엘은 신인으로는 드물게 데뷔앨범에 'Ready Go!', 'Everlasting Sunset', 'Mask(가면)' 등 자신이 작곡한 곡을 3곡이나 담으면서 싱어 송 라이터의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스무 살 주니엘은 어디서 노래의 영감을 얻을까.
"제가 쓴 곡들 중에 아직 사랑이야기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책이나 영화, 자연에서 느껴지는 것들로 쓰기도 하고, 특히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해서 계속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고를 반복하면서 생각나는 것들로 많이 쓰죠"
실제 사랑 이야기를 곡으로 쓰지는 않았냐고 묻자, "아직 제가 어린 편이잖아요. 앞으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연애경험이 늘어나면 사랑노래도 풍부하게 나오겠죠? 저도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라고 똑 부러지게 대답한다.
주니엘은 데뷔 전, 같은 소속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해 온 씨엔블루의 정용화와 함께 듀엣곡 '바보'를 선보인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듀엣곡 녹음 당시의 에피소드를 묻자, "아시다시피 정용화 오빠가 굉장히 다정다감하시잖아요. 프로듀싱을 하면서 용화 오빠가 그 다정하고 좋은 목소리로 "준희야, 잘했어. 한 번만 더하자" 이 말을 백 번 넘게 하시더라구요" 라고 웃으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그만큼 정용화를 비롯한 씨엔블루 멤버들은 든든한 지원군이자 친오빠 같은 존재로 주니엘을 응원하고 있다.
주니엘은 가수 페퍼톤스의 열혈 팬이다. 실제 일본 활동 중에도 페퍼톤스에게 응원 메시지를 담은 메일을 보낼 만큼 페퍼톤스의 음악을 통해 힘을 얻고 있다.
"페퍼톤스 노래 중에 '공원여행','빅토리'라는 곡이 있거든요. 이 노래들을 들으면서 힘을 많이 얻었어요. 기회가 된다면 페퍼톤스 분들과 꼭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객원 보컬로 불러 주시면 더 좋구요"
두 손을 꼭 모아 간절하게 말하는 주니엘은 모습이 열렬하게 가수를 좋아하는 여느 팬들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 올해 목표요? '주니엘' 이름 석 자를 많이 알리는 거죠
데뷔 갓 한 달이 지난 신인 주니엘의 요즘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음…개인기요. 방송에 나가면 개인기를 시키시는데 저는 음악만 쭉 해오다 보니 개인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이 돼요. 예능에도 소질이 없어서 힘들 것 같단 생각을 많이 한답니다. '런닝맨'같은 프로그램에는 꼭 출연하고 싶은데 말이죠"라고 담담히 얘기한다.
이어 "'다음에는 어떤 곡을 만들어야겠다' 이런 생각도 많이 해요. 지금 4곡정도 생각해 둔 게 있는데, 빨리 작업하고 싶어요"라면서 곡 작업에 대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2012년의 반환점을 돈 지금, 올해의 목표를 묻자 "'주니엘' 이름을 많이 알리는 게 목표에요. 일단 저는 아직 신인이잖아요. 제 음악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저를 아셔야 제 음악을 아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일단 올해에는 '제 이름을 많이 알리자'가 목표입니다" 라고 차분하게 대답하는 주니엘에게서 조급함보다는 정말 오래오래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 하는 특유의 소신과 주관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아직 여러분께 보여드릴 모습이 많아요. '주니엘은 어떤 애다', 한 가지의 시선으로만 보지 마시고, 제가 앞으로 보여드릴 음악, 다양한 느낌의 많은 노래들을 기대해주시고 관심 많이 가져주세요"
스스로 자신 있게 '낙천적'이라고 말하는 주니엘을 보면서 앞으로 있을 거칠고 험한 일들도 스스로 잘 헤쳐 나갈 거란 확신이 들었다. '자신을 한 가지 시선으로만 단정 짓지 말아 달라'는 주니엘의 바람처럼 앞으로 그녀의 다양한 색깔이 무대 위에서 마음껏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김유진 인턴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FNC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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