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목동, 강산 기자] 경기 전부터 시원하게 내리는 비는 한화 이글스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했다. 우천 취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도 충분했다. 하지만 현실은 슬펐다.
한화는 3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4로 패배, 7연패의 늪에 빠졌다. 올 시즌 최다 연패다. 어느새 승패 마진은 -19(25승 1무 44패)까지 벌어졌다. 4위 SK와는 무려 11경기 차, 7위 LG와의 승차도 8경기까지 벌어졌다.
연패 중인 한화에겐 휴식이 절실했다. 실제로 한화는 롯데, 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70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비마저도 이들을 외면했다. 한화 선수들은 타격 연습 도중 세차게 내린 비로 인해 더그아웃으로 몸을 피했다. 연습의 흐름이 끊긴 것은 당연지사, 경기 시작 약 1시간 전부터 방수포를 걷어내고 물 빼는 작업을 하는 바람에 연습을 이어가는데도 무리가 있었다.
이는 경기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마음은 급했고 상대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싱커는 춤을 췄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고동진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초반부터 나이트를 흔들 수 있었지만 도루에 실패하는 바람에 맥이 끊겼다. 한화 선발 유창식은 4회까지 오윤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것 이외에는 대체로 순조로운 투구를 펼치고 있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한화 타선은 침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서 총 7득점(경기당 평균 1.4득점)에 그친 타선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유창식은 5회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5회에만 볼넷 2개를 내주면서 2실점, 무너지고 말았다. 5회가 끝나자 한화의 팬들도 하나 둘씩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최근 침체된 타선으론 4점차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눈치였다.
기회는 있었다. 6회초 볼넷 2개를 묶어 만든 2사 2, 3루 기회에서 김태균의 2타점 2루타로 추격권에 들어왔다. 데니 바티스타가 6회를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7회 무사 1, 2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 상황서 정범모의 희생 번트는 투수 이정훈이 잡기 좋게 뜨고 말았고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안승민이 8회와 9회를 완벽하게 막아내면서 추격의 여지를 남겨놓았지만 무뎌진 방망이 앞에서 해법은 없었다. 이날 경기까지 최근 6경기서 총 9득점(경기당 평균 1.5득점)의 극심한 타격 부진이다. 이날 득점도 김태균의 안타로 만들어낸 2점이 전부였다. 한대화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만무하다. 한 감독은 경기 후 "번트 실패가 결정적인 원인이다. 또한 공격력이 받쳐주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하늘도 한화를 외면했고 타선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2경기서 한화 마운드는 각각 2실점, 4실점으로 나름 선방했다. 하지만 타선은 1득점, 2득점에 그쳤다. '최하위' 한화의 현실이다.
[사진=한화 선수단, 3일 경기 전 비내리는 목동구장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