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최근 몇 년간 한국 배구는 세계 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는 세계 배구의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 여자배구대표팀이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서 동메달을 따낸 이후 남녀를 통틀어 단 한차례도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특히 프로화가 이뤄진 2005시즌, 특히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2005~2006시즌 이후에는 올림픽 본선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2012 런던올림픽 본선행도 아직 확정된 상황은 아니다. 대한민국 배구가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지고 있는 이유, 배구 팬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엑스포츠뉴스는 16일과 17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배구 팬들의 다양한 의견을 접수했다. 팬들은 '▲대한민국 배구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이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이 2가지 질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외국인선수 제도가 문제" vs "국내 선수들 기량 발전 속도 더뎌"
배구 팬들은 외국인선수 제도와 국내 선수 육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세계 배구의 흐름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다.
'bunburning'은 "외국인선수 제도가 문제"라고 꼬집은 뒤 "거포 외국인선수가 당장에는 좋지만 결국에는 판을 망치는 불량식품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는 외국인선수 집중 현상으로 인한 국내 배구의 세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bearsv4'는 "세계적 경쟁력은 물론 국내 리그 활성화와 재미를 위해서라도 외국인선수 제도를 손봐야 한다"며 "라이트 포지션의 외국인선수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다년 계약을 금지시켜야 한다. 국내 라이트 자원을 살리고 외국 세터나 리베로의 영입을 통해 배워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토종 거포'의 감소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외국인선수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은 이들이 있는 반면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bsw0925'는 "공격이나 수비에서 선수들의 기량 발전 속도는 너무 떨어져 있다"며 "대표팀 선수 풀마저 더욱 좁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결책은 존재할까
어찌 보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 특히 '차세대 거포'로 평가받던 선수들은 프로 무대에 진입한 뒤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선수가 라이트 포지션을 차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리시브 부담에 따른 공격성공률 저하는 '차세대 거포'들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burnburning'이 "어차피 거포 선수는 계속 나온다"며 "특급 거포가 아니라면 모두 석진욱과 같은 선수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석진욱(삼성화재)은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배구 도사'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 공수 양면에 모두 능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엄청난 희소성을 지니고 있다. 많은 젊은 선수들이 리시브보다는 화려한 공격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billsha1'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중점을 둬야하지 않겠느냐"며 "어떤 포지션이든 세계 배구의 흐름에 맞게 키워내고 또 그를 잘 이끄는 지도자도 필요할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bsw0925'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 발전 강화를 위해, 또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해외로 보내 선진 배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어린 시절부터 선수풀을 늘리기 위해 프로농구와 같이 V리그 팀 산하 유소년팀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fdfd16'은 "선수들의 집중력이 세트를 거듭하면 할수록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며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분을 좀 더 보강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국내 배구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가대표팀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선결 과제다. 2008 베이징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인기가 급상승,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다.
- V.N.S는 '발리볼 네트워킹 서비스(Volleyball Networking Service)의 약자로 트위터를 통해 배구 팬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기자와 배구 팬들이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주간 코너다. 매주 금요일 오전에 만나볼 수 있다.
[사진='월드 스타'로 자리잡은 올라운드 플레이어 김연경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