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이보다 아쉬울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의 '루키' 양성우는 한대화 감독의 '대타 카드'로 나서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수비에서의 판단 미스에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은 빛을 잃었다.
양성우는 12일 대전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서 팀이 3-2로 1점 앞선 8회초 대타로 나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데뷔 첫 안타를 승부처에서 터뜨린 것이다. 경기 종반인 8회말서 팀의 리드를 2점차로 벌리는 의미 있는 안타였다.
하지만 이는 타구 판단 미스 1개로 빛을 잃고 말았다. 양성우는 한화의 9회초 수비에서 중견수로 투입됐다. 마무리투수 바티스타가 볼넷-안타-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상황, 역전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 때 롯데 1번 타자 손아섭의 타구는 양성우가 서있는 중견수 방면으로 날아갔다. 체공시간이나 양성우의 수비 위치를 봤을 때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양성우는 타구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지 못했다. 타구음이 들리는 순간 뒤로 살짝 물러났다가 앞으로 달려나온 양성우는 생각보다 멀리 가는 타구를 보고 다시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손아섭의 타구는 양성우의 키를 넘어 담장까지 굴러갔다. 결국 루상에 있던 3명의 주자가 모두 홈인, 팀이 역전을 당하는 바람에 '쐐기타'가 될 수도 있었던 양성우의 적시타는 빛을 잃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양성우가 이 타구를 처리했더라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흐를 수도 있었다. 손아섭의 타구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어져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바티스타는 1점차 리드, 1사 1, 2루의 상황에서 한 층 안정을 찾고 투구할 가능성도 있었다. 어디까지나 가정이긴 하지만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역전을 허용했다는 점에서 분명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이는 신인 선수의 '알을 깨는 아픔'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실패 없는 성공은 없다. 따라서 양성우에게 좋은 공부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양성우에 대해 "근성 있는 선수"라며 칭찬을 보낸 바 있다. 근성으로 뭉친 양성우가 12일 경기의 아픔을 털어내고 비상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양성우 ⓒ 한화 이글스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