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운 '고교야구 오프시즌'이 서서히 막을 내리려 하고 있다.
이는 前 대구 상원고등학교 투수 김성민(18)이 중퇴를 선언하면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맺은 데 이어 대한야구협회(이하 KBA)와 한국 야구 위원회(이하 KBO)가 나란히 메이저리그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는 등 '야구 외교' 문제를 겪었던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KBA와 KBO의 결정에 의거, 올해부터 볼티모어 오리올스 스카우트 팀은 그 어떤 고교야구 공식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수 없게 됐다. 이러한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다음달부터 펼쳐지는 '2012 고교야구 전반기 주말리그전'에 초점이 맞춰지게 됐다.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으로 리그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를 기준으로) 서울리그 A조에는 충암고, 신일고, 경기고, 휘문고, 배재고, 선린인터넷고, 중앙고가 배정됐다. 지난해에는 충암-신일의 압도적인 2강 체제가 형성된 가운데, 박민우(NC)의 휘문고가 그 뒤를 이었고, 후반기에는 강동호(18)의 배재고가 기적적으로 청룡기 본선 무대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수 있다.
서울리그 A조 : 1강(신일) 4중(휘문, 충암, 경기, 배재) 2약(선린i, 중앙)
이들 일곱 학교 중 가장 강력한 1위 후보는 최동현(18)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버티고 있는 신일고다. 사이드암 최동현은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될 만큼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며, 빼어난 경기운영능력으로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까지 빠른 볼 최고 구속은 140km를 넘지 않았지만, 동계 훈련 결과에 따라 지난해 활약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 최동현의 뒤를 이을 장신 투수 이윤학도 있어 적어도 마운드 높이에서는 신일고를 따라갈 적수가 보이지 않는다. 타선에서도 포수 김덕영을 포함하여 내야수 계정웅-김영환 듀오가 버티고 있어 탄탄함을 자랑한다.
신일고의 독주 속에 휘문, 충암, 경기, 배재고가 2위 싸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휘문고는 체격 조건이 좋은 한 투수의 성장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훈주(189cm, 82kg)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에는 박남진-김준수 듀오에 밀려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올 시즌에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암고는 에이스 변진수(두산)가 빠져나간 공백이 못내 아쉽다. 최근 3년간 강자로 고교야구를 호령했던 것도 에이스의 힘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정 속에 외야수 김병재를 포함하여 1학년 때부터 실전 감각을 익혀 온 이진석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배재고는 그동안 '나가기만 하면 패배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기부터 전력을 추스르더니, 청룡기 본선에 진출하는 영광을 안았다. 에이스 강동호(18)의 역할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강동호가 올해에는 3학년이 되어 더 매서운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전 감각이 풍부한 외야수 장운호 역시 배재고의 비밀 병기 중 하나다. 이들을 필두로 배재고가 힘을 낼 경우, 의외로 2위권 성적을 낼 수 있다.
선린인고와 중앙고는 A조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되지만, 고교야구의 가장 큰 특징인 '의외성'을 감안해 본다면, 얼마든지 중위권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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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