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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4>> 독일 vs 네델란드

기사입력 2004.09.08 12:44 / 기사수정 2004.09.08 12:44

이찬주 기자
2004-06-16일에 다음커뮤니티 축구토론방에 올렸던 글입니다.


두 팀의 경기는 1라운드에서 프랑스 vs 잉글랜드전 다음으로 빅매치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네델란드 선수들의 네임벨류나 경기 스타일은 한국인에게도 너무 친숙해졌기에 그럴것 같군요... 독일 또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준결승에서 한국을 침몰시켰던 팀이죠...
두 팀 모두 훌륭한 자국리그(독일 : 분데스리가 , 네델란드 : 예레다비지)를 가지고 있으며, 걸출한 스타들을 즐비하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스타들이 네델란드는 해외에서 대부분 선수생활을 하고 있고, 독일은 대부분 자국에서 하고 있다는 점이 틀리죠...
네델란드는 "베테랑"이며, 최고의 중앙수비수라고 불리는 야프 스탐(AC밀란)을 주축으로 최전방에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내세웠는데, 선수 개개인의 네임벨류로는 독일을 압도하고 있죠(이른바 빅리그에서도 상위권의 명문구단에서 선수생활을 대부분 하고 있죠).
독일은 미카엘 발락(바이에른 뮌헨)과 올리버 칸(바이에른 뮌헨)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경기에 임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독일은 70,80년대에 베켐바워와 같은 아주 걸출한 스타가 현재는 많이 줄었음에도 물구하고, 쉽게 지지 않는(특히, 메이져 대회에서) 희한한 징크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럽의 강국(프랑스, 잉글랜드, 네델란드, 스페인 등)의 번번히 이기면서 "독일은 강하다"라는 인식을 시켜 주곤 했습니다. 비록, 2002년에는 브라질에게 무릎을 끓었지만, 유럽 강팀을 이기거나 최소 발목을 잡는데에는 이만한 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이번 경기에 클로제(2002 월드컵에서 맹활약 했었죠)가 안 나오더군요...

또한, 네델란드는 풍부한 공격자원(작년 프리메라리가 득점왕인 로이 마카이(현 바이에른 뮌헨)도 안 나오더군요...)을 가지고도, 번번히 잘 맞지 않은 포메이션으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한국은 부러운 이야기죠...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에 비해, 수비는 약하다고 분석 되어집니다. 이번에는 보우마(PSV) 선수가 새로 합류를 했지만,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간 처진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전반전에는 양팀이 라이벌 관계(유럽 강호들끼리의 자존심 경쟁)로 인해, 물고 물리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었습니다. 전술했듯이, 희한하게도 네델란드가 독일에 끌려가더군요... 몇차례 위험한 위기를 네델란드가 잘 넘겼고, 야프 스탐 선수는 역시 훌륭한 수비수라는 것을 경기중에 보이고 있었죠...
네델란드의 Total Soccer는 전반에서 보기 힘들었고, 오히려 독일의 거친축구(투박하지만 간담이 써늘한 공격을 간간히 보여주었고, 신체조건의 우수함으로 인해서 고공축구에서도 좋은 공격을 보여주었습니다)
전반 33분, 왼쪽 외곽에서 프리킥 찬스을 얻은 독일은 프링스(도르트문트)의 프리킥(In-Front Kick)이 팀 공격수나 상대팀 수비수, 골키퍼 반 데 사르의 머리나 발에 걸리지 않고 그대로 반대쪽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갑니다.
1:0... 네델란드 수비진들은 어이없어 합니다.

정말 독일은 운도 따라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새벽 4시 넘어서 들더군요...
고대하던 선취점을 얻은 독일은 간간히 때리던 중거리슛과 고공 플레이, 강력한 압박 등으로 네델란드를 계속 밀어부치게 됩니다.
네델란드도 전반 41분에 다비즈(FC 바로셀로나)의 패스를 받은 반 데 메이든(AC밀란 소속, 전반 끝날 때까지 잘 보이지 않았음)의 왼발 킥이 살짝 골대를 외면하면서,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러면서 전반 45분은 끝나게 됩니다.

후반 시작하면서, 전반에 부진했던 다비즈와 젠덴(미들스보르)를 빼고, 스나이더(아약스)와 오베르마스(FC 바로셀로나)를 투입하게 됩니다.
한 때, 젠덴과 오베르마스는 "총알탄 사나이"라는 칭호를 받으며, "오렌지 군단"에서 양 윙 백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나이가 그들을 서서히 잊혀지게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러나, 후반 20분경까지도 독일의 페이스에 말려 네델란드는 여전히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등 극심한 정체를 보여주게 됩니다.
잉글랜드 리그에서 그렇게 잘 나가던 루디의 모습은 거의 보기 힘들고, "신성"이라던 반 데 메이든과 반 데 베르트(아약스)의 모습도 별로 브라운관에 보이지 않더군요...
거기에다가 독일 수비의 끈끈함과 "야신" 올리버 칸의 선방에 눌려 이렇다 할 공격을 찾지 못하면서 패색이 짙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네델란드 원정팬들의 얼굴에는 침통함이 묻어 나고 있었습니다.

후반 35분경... 지네딘 지단의 프리킥, 헨릭 라르손의 다이빙 헤딩슛과 더불어 멋진 골인 루디의 바이사이클 킥(발리슛)으로 동점골을 연결합니다.
전후반 내내 보이지 않던 반 데 메이든의 오른쪽 구석에서 쓰러지면서 어렵게 올린 크로스를 반 니스텔루이의 그림 같은 바이사이클 킥으로 "야신" 칸의 오른손을 외면한 채, 골 포스트로 빨려 들어가는 동점골을 넣습니다.
침통했던 팬들도 환호의 응원으로 보답하고 있었습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경기였고, 루디 펠러 감독의 당황스러운 모습도 카메라에 비추어지면서, 오렌지 군단은 서서히 본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오렌지 군단의 강력함에 밀리던 독일은 약 9분간 혼쭐이 났었죠...

결과는 1:1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역시 라이벌 팀끼리의 경기는 아무리 봐도 재미있습니다. 잉글랜드와 프랑스전이 그랬고(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3분만에 2골을 넣어 역전승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예전에 차범근 수원 감독이 싱가포르인가요... 잘 생각은 안 나는데, 후반 5분을 남겨두고 3골을 내리 넣으면서 이겼다죠...), 이번 독일과 네델란드전도 빅매치였음을 누구나 믿어 의심치 않을 것입니다.

한가지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독일이나 네델란드... 이전 경기였던 프랑스나 잉글랜드...
이 팀들은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그 팀만의 독특한 팀 컬러로 승부를 했다는 것입니다. 비록 유럽 축구가 공통적인 면이 있겠지만, 고유의 팀컬러는 있다 라고 자부합니다.
이외에도 이태리, 불가리아, 스웨덴, 그리스 등등의 1라운드를 치룬 팀들도 똑같이 팀컬러가 있습니다.
현재 우리 대표팀은 팀컬러가 2002년도에는 있었지만, 현재 사라지고 있다는데에 있습니다.
강력했던 압박, 쉴새없이 누비던 열정, 왕성한 체력, 공격루트는 약간 단조로웠지만 빠른 축구를 지향했던 팀이 지금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빠른 시일내에 대표팀 감독이 부임했으면 합니다.
이는 훈련으로 만들어져야 하고, 2002년도의 팀컬러이든 새로운 팀컬러를 창출하든 빨리 만들어져야 합니다.
여하튼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습니다.


다음 편에...


이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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