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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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구 유학생' 김무영의 가능성 있는 도전

기사입력 2012.02.03 10:45 / 기사수정 2012.02.03 10:45

서영원 기자
[엑스포츠뉴스=도쿄 서영원 기자] 지난 한 해 감동과 재미를 줬던 프로야구. 수많은 해외파의 복귀로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있다. 롯데자이언츠에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로 진출한 이대호, 올해도 굳건히 지킴이로 활약할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즈 임창용으로 인해 일본 야구에 대한 팬들의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들만 일본 무대에서 뛰는 것은 아니다. 야구 유학파로 '투수군단'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기대주 김무영도 있다. 주로 2군에서 머물고 있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지만 그는 묵묵히 노력하며 한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김무영, 그는 누구인가.


바닥부터 시작한 도전

김무영은 1985년 부산 태생이다. 초등학교 시절 육상대회에서 스카웃되며 프로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타자와 투수를 병행하며 유망주로 성장 중이던 김무영은 대신중 3학년 재학시절 운동부 폭력을 극복하고자 야구 유학을 결심했다.

부산에서 가까운 일본 규슈지방 야마구치현의 하야도모 고교로 진학하게 된 김무영은 학교의 유일한 한국인이었다.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야구까지 하며 힘겨운 생활을 했다. 일본은 운동부에 가입하더라도 정규수업을 모두 이수해야한다. 김무영은 말이 통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었다. 일본 선수들보다 불리한 위치에서 그의 도전이 시작됐다. 

규슈 지역, 특히 후쿠오카 인근 지역은 전통적으로 고교야구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고쿠보 히로키, 가와사키 무네노리 등 일본 국가대표를 다수 배출한 지역으로 와세다 실업고교가 버티는 동도쿄(東東京) 지역을 비롯해 오사카(大版) 다음으로 레벨이 높다. 때문에 전일본고교야구선수권(코시엔)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운동시간 종료 후에도 개인 훈련과 일본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교 졸업에 근접한 시점에서 김무영과 일본 선수의 차이점은 없었다.


후쿠오카 지역의 명문 사학인 후쿠오카 경제대학을 진학한 김무영은 전일본대학선수권에 출전하며 기량을 끌어올렸다. 주로 선발과 계투을 오갔지만 공이 묵직한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타자를 맞춰잡는 스타일로 성장했다. 계투로서 활용가치가 상당히 높았다. 하지만 김무영과 동갑내기인 마에다 켄타(히로시마 도요카프),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와쿠이 히데야키(사이타마 세이부라이온즈)등 일본 에이스급 투수들이 버티는 탓에 부각되지 못했고 2008년 시코쿠, 큐슈의 독립리그 후쿠오카 레드 와블러스에 입단하게 된다.

화려한 독립리그와 소프트뱅크

독립리그에 입단한 김무영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그해 35경기 17세이브 방어율 0.45로 크게 활약했다. 시즌 종료 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지원했는데 당시 왕정치 감독에서 아키야마 고지 감독 체제로 바뀌는 소프트뱅크의 관심을 받고 팀내 6순위로 입단하게 된다.

기존의 왕정치 감독은 타자출신 답게 '빅볼'을 추구했고 아키야마 감독은 새로운 체제를 불펜 중심으로 체질 전환을 함에 따라 김무영의 소프트뱅크 입단이 이뤄졌다. 현재 좌완 불펜으로 활약 중인 모리후쿠 마사히코도 김무영과 함께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다.

2군에서는 최고급 투수로 활약 중인 김무영은 팀 내에서 차세대 마하라 다카히로(마무리)가 될 재목으로 손꼽힌다. 잔부상이 없는 편이며 소화 이닝이 늘어나도 안정적이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입단 이후 패전이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지는 법을 모르는 김무영은 작년 이승엽과 1군 맞대결을 통해서 국내팬에게 자신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8월 31일 열린 경기에서 김무영은 스리볼까지 끌고 갔지만 4구 직구 승부로 이승엽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다. 김무영은 이승엽과 맞대결 뿐만 아니라 2009년 한일친선교류전 롯데자이언츠와의 사직 원정경기에서도 선발 등판하며 국내팬들에게 몇차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2012년 다가오는 기회

그동안 김무영이 좋은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1군에 진입하지 못했던 이유는 소프트뱅크의 막강한 투수라인 때문이다. 그러나 2011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거둔 소프트뱅크는 스기우치 도시야, 와다쯔요시, 팔켄보그 등 굵직굵직한 투수들을 타팀 혹은 해외에 내주며 위기를 맞고 있다. 아키야마 감독도 선발 보다는 여전히 계투진을 믿는다며 계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유리한 점도 있다. 일본에서 고교, 대학졸업을 한 선수는 내국인으로 분류된다. 김무영은 외국인선수로 구분되지 않기 때문에 엔트리 진입에 용이하다.

김무영은 현재 진행 중인 소프트뱅크의 스프링캠프에서 고쿠고, 혼다유이치, 이마미야 겐타 등 내야진과 함께 수비훈련을, 아라가키 나기사, 모리후쿠, 셋츠타다시와 같은 로테이션 운용을 하는 A조에 편성돼 1군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해 김무영의 1군 등판은 10회다. 주로 팀이 크게 지고 있을 때나 체력안배 차원에서 원포인트로 진입해 보조역할을 했다. 단번에 중요 보직을 꿰찰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올시즌 김무영이 패전, 체력 안배를 위한 경기 출장이 아니라 서서히 비중을 높이는 등판을 할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있다.  

▲김무영의 소프트뱅크 입단 후 기록(2군)

2009년 15경기 1승 2세이브 15.2이닝 6피안타 12탈삼진 2실점 1.15
2010년 31경기 4승 35이닝 26피안타 31탈삼진 7실점 방어율 1.54
2011년 29경기 1승 2세이브 40.2이닝 19피안타 44삼진 1실점 방어율 0.22

1군통산 10경기 16.1이닝 10피안타 6실점 방어율 2.76

[사진 = 김무영 ⓒ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캡처]

서영원 기자 schneider19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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