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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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고교선수 계약, 무엇이 문제였나

기사입력 2012.02.02 10:40 / 기사수정 2012.02.02 10:40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메이저리그(이하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대구 상원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좌완 투수 김성민(18)과 계약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볼티모어가 절차를 무시한 채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선수를 임의대로 데려갔다는 데 있다. 미국, 캐나다 등의 북미 고교 선수들에게는 ‘사전 접촉(템퍼링)’을 금지하는 규약을 만들어 놓고, 정작 해외 선수들에 대해서는 ‘16세 이상 선수 누구라도 영입하는 데 제약을 두지 않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 것이다. 볼티모어 구단이 가장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이러한 이중 잣대의 규약을 만들어 놓은 ML 사무국 역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는 ML 사무국에 항의 서한을 보냄과 동시에 각종 대책을 마련하는데 분주하다. 물론 아마야구의 대표격인 대한야구협회(이하 KBA) 역시 긴급 회의를 통해 김성민에 대한 제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계약 사실이 확인된 현 시점 김성민을 더 이상 아마야구 선수로 볼 수 없는 만큼 향후 KB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가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김성민의 계약이 근본적으로 '왜 논란의 중심에 섰느냐'에 대한 문제다. 그동안 미국 진출을 선언했던 고교 선수들의 경우에는 3학년 때 청룡기를 비롯한 전국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절차와 계약 시기에 해답이 있다. 기존 선수들의 경우 3학년으로 진학하는 3월 이후에 MLB 구단들의 ‘신분 조회’의 과정을 거쳐 KBO의 승인을 얻은 직후 계약에 이르렀다. 물론 여기서도 중요한 게 있다. 계약 발표와 실제 계약 시기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이는 해당 연도 신인 드래프트 시기와 선수 졸업 시기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절차상의 하자 없이 고교 졸업과 동시에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계약 방법이기도 하다. 볼티모어 구단의 행태가 국내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무시했기 때문. 따라서 KBO가 추진 중인 ‘공식 서한 발송’이나 ‘항의 표시’등은 매우 적절하며 합법적인 의사 표현이다.

다만 우리나라 야구계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자성의 목소리를 낼 필요도 있다는 의견이 있다. 지역 연고 지명(이른바 1차 우선 지명) 부활에 대한 논의도 시행하지 않은 채 규제 일변도로 해외진출 선수들에 대해 채찍질하는 것이 바람직하진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울 지방 법원은 지난 2006년 8월에 당시 시카고 컵스에서 돌아온 권윤민(현 KIA 타이거스 스카우트)의 ‘신인 2차 지명을 받을 권리보전을 위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이는 해외진출 선수들이 2년간 국내에서 뛸 수 없다는 KBO 규정과 어긋나는 판결이기도 하다.

따라서 KBO와 KBA는 해당 선수의 처벌 이전에 ‘스스로 만든 족쇄에 어린 선수들이 넘어가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인 처벌과 규제가 답은 아니다. 

[사진 = 고교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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