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val] 내년 스프링캠프지의 대세가 일본에서 미국으로 바뀔 조짐입니다. 1월 중순 9개 구단은 일제히 스프링캠프에 돌입합니다. 3월 말로 예정된 정규시즌 개막을 위해 약 한 달 반의 일정으로 따뜻한 해외로 몸을 만들고, 조직력을 다지러 떠나는 것이죠.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삼았던 팀들이 대부분 미국으로 행선지를 돌리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실제 KIA는 조범현 전 감독 시절 미아자키 휴가와 가고시마 등을 돌며 스프링캠프를 진행했지만, 선동열 감독 부임 후 미국을 알아봤다고 합니다. 지일파로 유명한 선 감독이지만, 휴가 본지의 연습구장 사정이 썩 좋지 않고,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과 화산제 문제 등이 겹쳐 선수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결국 KIA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 캠프를 차리기로 했습니다.
이미 한화와 NC가 애리조나주 투산에 여장을 풀 계획을 잡았습니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하와이에 머물렀지만, 좀 더 따뜻한 애리조나로 옮기게 됐고, NC는 김경문 감독이 미국에 아들과 지인이 있어 소개를 받아 미국 행을 선언했습니다. 여기에 두산과 넥센도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서프라이즈에서 캠프를 치를 계획입니다. 애리조나주에만 국내 프로야구 5팀이 몰리고,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캠프를 차릴 SK까지 합하면 국내 9팀 중 6팀이 미국에 여장을 푸는 셈입니다.
이 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본이 최근 불안해서이기도 합니다. 지진이나 화산재 등의 최근 불거진 문제를 떠나서 일본 남쪽 지방은 유독 비가 잦아 제대로 된 훈련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거리가 멀고 물가가 비싸 비용은 좀 더 일본 전훈보다 많이 들기는 하지만, 어차피 그 정도를 감당하지 못할 구단은 없습니다.
미국이 매력적인 가장 큰 이유는 따뜻하기도 하지만, 야구의 본고장답게 시설에서 일본이나 한국과 비교가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평가전 상대도 널렸습니다. 운 좋으면 메이저리그 팀을 상대로 연습 경기를 가질 수도 있습니다. 꼭 그게 아니라도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혼합팀, 마이너리그 팀, 독립리그 팀, 대학 팀들도 언제든 스파링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보다 훨씬 좋은 조건입니다. 이번 미국 전훈을 치른 후 성적이 나오는 시즌 막판이면 확실한 손익계산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준영 기자 kjy@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