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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빛 여전사' 나혜원, "제2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인터뷰)

기사입력 2011.11.11 07:48 / 기사수정 2011.11.14 22:5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전 소속 구단인 GS칼텍스에서 보상선수로 풀릴지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속상한 점도 있었지만 흥국생명이라는 팀에서 절 받아줬기 때문에 좋은 의미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팀의 우승을 위해 더욱 집중하고 싶어요."

지난 2004년 여자배구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는 단연 나혜원(25, 흥국생명)이었다. 고려증권 원년 멤버이자 전 국가대표 선수였던 나정균 씨의 딸인 나혜원은 184cm의 왼손 공격수라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신여상 시절, 나혜원은 '여자 김세진'으로 불릴 정도로 기대주였다. 당시 '영입 1순위'였던 나혜원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LG정유(현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1라운드 2순위는 현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 공격수이자 지난 시즌 V리그 MVP인 황연주(25, 현대건설)였다. 두 선수 모두 똑같은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였지만 황연주보다 신장이 크고 장래성이 보였던 나혜원이 가장 먼저 지명을 받았다.

나혜원은 '여자 이경수'로 불렸던 김민지(26, GS칼텍스)와 함께 팀의 공격을 책임졌다. 하지만, 늘 2% 부족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010~2011 시즌에서는 총득점 187점에 공격성공률 34.07%에 머물렀다.

외국인 선수가 라이트 포지션을 맡으면 늘 백업 선수로 뛰어야했다. 자신의 포지션을 잃어버린 나혜원은 신인드래프트 1순위의 기대주에서 평범한 공격수로 추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이적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펼쳤다. 흥국생명에 새롭게 부임한 차해원 감독은 만난 나혜원은 '소심한 공격수'의 껍질을 벗고 '여전사'로 거듭났다.

"감독님께서 많이 움직이는 배구를 주문하셨어요. 공격은 물론, 수비를 할 때도 분주히 움직이면서 빠른 플레이를 하도록 강조하셨습니다. 이곳에 오면서 이런 연습에 집중했고 주전 세터인 (김)사니 언니와 호흡을 맞추는 연습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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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원은 국내 최고의 세터인 김사니(30, 흥국생명)를 만나면서 새롭게 눈을 떴다. 한층 빠르고 정교하게 올라오는 토스에 익숙해지면서 강타가 많아졌다. 또한, 움직임도 빨라졌다.

"사니 언니 때문에 제가 살아났다는 말은 맞습니다. 워낙 언니가 잘 맞춰주기 때문에 제 기량이 올라올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사니 언니의 토스는 빠르지만 제가 느려서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스피드 훈련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조금씩 맞춰나갔습니다."


다섯 경기를 소화한 나혜원은 현재 60득점을 기록해 득점 순위 10위에 올라있다. 지난 시즌 187점에 그쳤지만 1라운드만 소화한 상태에서 60득점을 올리며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친정팀 GS칼텍스와의 경기는 지고 싶지 않다.


나혜원은 2004년 11월에 열린 2004~2005 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LG정유에 입단했다. 그 이후로 7년 동안 한 팀에서 줄곧 뛰어왔다.

지난 2007~2008 시즌에서 GS칼텍스는 승률 5할(14승 14패)로 간신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턱걸이로 기회를 잡았지만 김연경(23, 터키 페네르바체)이 버티고 있던 흥국생명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팀은 그 이후로 좀처럼 강팀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단 4승(20패)밖에 올리지 못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팀 쇄신을 노린 GS칼텍스는 흥국생명에서 FA로 풀린 한송이(27, GS칼텍스)를 영입하고 보상선수로 나혜원을 내줬다. 7년 동안 활약한 팀에서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 팀에 적응해야하는 과제가 나혜원 앞에 놓여졌다.

지난 3일,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은 나혜원은 친정팀을 상대로 17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나혜원은 모든 경기에 나설 때마다 이겨야겠다는 마음가짐은 크지만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는 그 마음이 더욱 강하다고 털어놓았다.

흥국생명은 2승3패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팀 우승을 위해 가장 개선해야할 점으로 나혜원은 '서브'를 지적했다.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는 0-3으로 패했는데 모든 것이 안 된 경기였어요. 또한, 인삼공사에게도 2-3으로 아깝게 패했죠. 서브를 좀 더 강하게 때리는 것이 우리 팀이 개선해야할 점이라고 봅니다. 저 역시 서브가 약한 편이에요."



'제2의 전성기'의 완결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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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원은 올 시즌의 목표에 대해 "당연히 우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팀이 승수를 쌓아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는 것만 생각하고 있어요. 개인적인 성적이나 목표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습니다. 챔피언결정전에 가는 것은 물론, 우승을 목표로 두고 있어요."

지난 시즌, 나혜원은 GS칼텍스에서 주전 자리를 확실하게 보장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붙박이 라이트 공격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선수인 미아 젤코브(29, 크로아티아)가 레프트로 포지션을 옮기면서 나혜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공격수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수비적인 점까지 고려한 전체적인 팀플레이에 신경 쓰려고 해요.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배구는 많이 움직이는 스피드 배구인데 여기에도 더욱 적응하려고 합니다."

[사진 = 나혜원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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