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요청으로 조기 합류한 양민혁이 1군 데뷔전도 치르지 못하고 임대를 떠날 판이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27일(한국시간) "양민혁이 현재 즉시 당장의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건 지금보다 미래를 위한 영입을 하는 클럽의 이적 정책에 대해 많은 걸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민혁은 토트넘이 새로운 공격수로 영입하고 적절한 팀이 나타나면 1월 이적시장에서 임대될 수 있다"라며 "마찬가지로 윌 랭크셔도 발전을 위해 임대가 필요하며, 이 수준의 축구에 오랫동안 노출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2006년생 대한민국 윙어 양민혁은 지난달 17일 영국 런던에 도착해 토트넘에 합류했다.
2024시즌 강원FC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온전히 한 시즌을 소화하며 강원의 역대 최고 성적에 해당되는 준우승에 기여한 양민혁은 당초 휴식을 취하고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토트넘 측의 조기 요청으로 인해 예상보다 빨리 런던으로 향하게 됐다.
토트넘에 도착한 양민혁은 곧바로 훈련을 받으며 새 팀과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팀에 합류하긴 했지만 전반기 선수단 명단에 등록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경기에 나설 수 없어 훈련과 적응에 매진했다.
토트넘이 조기 합류를 요청한 만큼 팬들은 양민혁이 빠르게 데뷔전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1군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이 합류한 후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에 대한 계획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계획이 없다. 그냥 양민혁이 적응하도록 내버려 둬라"라고 말했다.
그는 "양민혁은 아직 매우 어리고,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라며 "우리는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줄 뿐이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K리그에서 막 영국으로 넘어온 양민혁의 기량을 신뢰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양민혁이 팀에 일찍 합류했음에도 아직까지 1군 데뷔전도 갖지 못하고 있다.
양민혁은 지난 12일 영국 내셔널리그(5부) 소속인 탬워스FC와 FA컵 3라운드(64강) 원정 경기에서도 명단 제외를 당했고, 최근 1군 공격수들이 줄부상인 와중에도 벤치 명단에 포함될 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양민혁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에 들지 못하면서 입단한지 약 1달 만에 임대 가능성이 떠올랐다. 만약 겨울 이적시장이 끝나기 전에 임대 이적이 이뤄진다면 양민혁은 토트넘 1군 데뷔전을 다음 시즌에 노려야 한다.
물론 1월 이적시장은 마감까지 며칠 남지 않았다. 물론 이적, 특히 임대 이적은 이적시장 막바지에 급작스럽게 이뤄질 수 있지만 양민혁에 대한 관심이나 오퍼가 전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 양민혁이 갑자기 새로운 팀으로 떠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잉글랜드 리그 내 로컬 룰에 겨울 이적시장의 문이 닫히더라도 선수들이 임대를 떠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는 것이다.
양민혁의 프리미어리그 대선배이자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박주영과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소속이었던 윤석영이 이 규정을 통해 임대를 떠난 바 있다.
박주영은 2013-14시즌 겨울 이적시장 막바지 왓퍼드 유니폼을 입었고, 윤석영은 2015-16시즌 2월 찰튼 애슬레틱으로 임대됐다. 심지어 윤석영의 임대가 발표된 것은 2월 중순인 2월15일이었다. 양민혁도 잉글랜드 하부리그로 임대를 떠날 경우 2월 중순까지 새 팀을 찾을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게 된다.
또 임대 이적은 양민혁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양민혁이 빠른 적응과 인정을 원한다면 토트넘에 계속 남아 훈련에 매진하는 것보다 하부리그 팀으로 임대를 떠나 경기를 뛰면서 경험을 쌓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토트넘 레전드 공격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도 1군에 정착하기 전까지 레이턴 오리엔트, 밀월, 노리치 시티, 레스터 시티에서 임대 선수로 뛰면서 경험을 쌓았다.
한때 잉글랜드 최고의 미드필더였던 델레 알리(코모1907) 역시 3부리그 팀이던 MK 돈스에서 맹활약해 토트넘에 입단하면서 주전 자리를 꿰찬 케이스이기에 하부리그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경험을 쌓는 것이 양민혁의 커리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토트넘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