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31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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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민 '선물 거절', 정철원 감동했다!…"앞으로 밥 많이 사줘야죠" [타이난 현장]

기사입력 2025.01.28 15:01 / 기사수정 2025.01.28 15:01

 

(엑스포츠뉴스 대만 타이난, 김지수 기자) "큰 선물 하나 해주려고 했더니 한사코 거절하더라."

롯데 자이언츠 우완 정철원은 이달 초 2025 시즌 등번호 결정을 앞두고 후배 고승민에게 크게 감동했다. 자신이 부탁한 65번을 흔쾌하게 양보하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정철원은 2018년 안산공고를 졸업하고 두산 베어스에 입단,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시즌 42번, 이듬해 41번을 등번호로 사용한 뒤 2019년 11월 현역으로 군 복무에 돌입했다.

정철원은 전역 후 2022 시즌을 준비하면서 등번호를 65번으로 교체했다. 1군 데뷔도 이 번호를 달고 이뤄졌다. 58경기 72⅔이닝 4승 3패 3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10으로 맹활약을 펼치고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정철원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도 선발, 태극마크를 다는 기쁨을 맛봤다. 이때도 등번호 65번을 달고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렸다. 정철원에게 여러 가지로 애착이 클 수밖에 없는 번호였다. 

정철원은 지난해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둥지를 옮긴 뒤에도 65번을 유지하고 싶었다. 하지만 롯데 65번은 이미 주인이 있었다. 고승민이 지난해까지 이 번호를 달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고승민은 2024 시즌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14홈런 87타점 OPS 0.834로 맹타를 휘둘렀다.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고 롯데의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찼다.


고승민의 지난해 활약도 65번을 달고 이뤄졌다. 좋은 성적을 거둘 때 달았던 번호인 만큼 고승민도 애착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승민은 정철원의 부탁을 받은 뒤 큰 고민 없이 65번에서 2번으로 등번호를 교체했다. "철원이 형이 (두산 시절) 달았던 65번을 롯데에서도 쓰면서 적응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게 이유였다.


고승민이 새롭게 달게 된 2번은 롯데의 레전드 2루수 조성환(현 두산 코치)가 현역 시절 사용했던 번호다. 고승민의 통큰 양보로 롯데 2번의 상징성은 더욱 커졌고, 정철원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65번을 롯데에서도 달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정철원은 당초 고승민이 원하는 선물을 하나 해주려고 했지만, 고승민이 이를 정중하게 거절했다. 고승민은 대신 앞으로 자주 보면서 가까워지자는 의미로 밥을 자주 사달라고 부탁했다.   



정철원은 스프링캠프 기간은 물론 향후 시즌 중에도 고승민에게 최대한 많이 식사를 대접할 계획이다. 나이 차도 한 살밖에 나지 않아 앞으로 더 가깝게 지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정철원은 "승민이가 양보해 준 덕분에 내게 의미가 큰 65번을 롯데에서도 달 수 있게 됐다. 선물을 해주려고 했더니 그냥 밥을 많이 사달라고 했다"며 "너무 고마운 마음이 크다. 야수조, 투수조 훈련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은 자주 못 보고 있지만 앞으로 식사하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드려고 한다"고 약속했다.

또 "트레이드 직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다 괜찮다. 롯데 선수들이 워낙 잘 챙겨줘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직 롯데의 승리를 지켜내는 것만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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