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26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뉴욕 지부가 주최한 만찬에 불참한 뒤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고 있다. BBWAA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로스앤젤레스(LA) 산불 화재 진압을 위해 힘쓰고 있는 소방관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뉴욕 지부가 주최한 만찬에 불참했다. BBWAA는 2024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만장일치 MVP를 거머쥔 오타니와 아메리칸리그(AL) MVP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를 만찬에 초청했다. 그러나 오타니와 저지 모두 참석하지 못했다.
오타니가 화려한 행사에 불참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LA 산불이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주자 조심스러워서였다. 지난 7일 시작된 이번 화재는 대형 산불 3건 등으로 인해 20여일 동안 이어졌다. 파손된 건물은 1만2천채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최소 28명이 불길이나 연기를 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불의의 재난에 오타니는 지난 18일 LA 산불 피해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50만 달러(약 7억2000만원)를 기부했다. 오타니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일본어로 "LA에서 발생한 화재에 맞서 우리를 위해 계속 싸우고 있는 소방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소방관들과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 지원이 필요한 동물들을 위해 미력하지만 50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적었다.
또한 "LA 다저스는 다른 스포츠팀과 함께 협력해 티셔츠 판매 등의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분도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진심으로 빠른 복구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어 BBWAA 행사 참석도 정중히 고사했다. 대신 오타니는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풀카운트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오타니는 영어로 "BBWAA 만찬에 참석하지 못해 죄송하다. LA 산불의 영향으로 나와 가족이 행사에 참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집과 가족을 잃은 사람들, 갈 곳을 잃은 동물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입을 열었다.
오타니는 "2024년은 여러모로 특별한 해였다. 역사적인 팀에서 뛰게 해 준 다저스 프런트,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하다"며 "언제나 내 곁을 지켜주는 아름다운 아내(다나카 마미코)에게도 고맙다"고 인사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오타니는 "LA시와 LA 산불의 최전선에서 맞서고 있는 소방관, 소방서 여러분의 영웅적인 노력에 이 상을 바치고 싶다. 우리가 연대한다면 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오타니는 2024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자격을 획득했다. LA 에인절스를 떠나 다저스로 이적했다.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38억원)의 초특급 계약을 맺었다.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였다.
다저스에서 첫 시즌을 보낸 오타니는 펄펄 날았다. 정규시즌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장타율 0.646, 출루율 0.390, OPS(출루율+장타율) 1.036 등을 선보였다.
빅리그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 '50홈런-50도루'라는 꿈의 기록을 달성했다. 아시안 빅리거 단일 시즌 최다 도루 신기록도 작성했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1위, 장타율 1위, 출루율 1위, OPS 1위, 타율 2위, 안타 2위, 도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아가 다저스와 함께 마침내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첫 우승 반지를 낀 오타니는 시즌 종료 후 역대 최초 3번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하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또한 시즌을 마친 뒤 지난달 29일 아내 다나카 마미코의 임신 소식을 알렸다. 곧 아빠가 될 예정이다. 최고의 한 해로 2024년을 마무리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진=AP/연합뉴스, BBWAA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