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나폴리 이적과 연결된 가운데 이탈리아의 '악동' 안토니오 카사노도 손흥민의 나폴리 이적을 추천했다.
이탈리아 매체 울티메칼치오나폴리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손흥민이 나폴리 영입 명단에 포함됐다. 나폴리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로 많은 이름을 테이블 위에 오리고 있으며, 그 중에는 손흥민이라는 놀라운 이름도 포함돼 있다"며 손흥민의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나폴리는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왼쪽 공격수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로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 손흥민도 주 포지션이 왼쪽 측면 공격수라 크바라츠헬리아의 빈 자리를 훌륭히 메울 수 있다.
특히 안토니오 콘테 나폴리 감독이 손흥민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2022시즌 토트넘을 지휘할 당시 손흥민을 아시아 선수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으로 만들어줬던 콘테가 손흥민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손흥민은 페널티킥 없이 필드골로만 23골을 넣어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 개인 경력을 통틀어 최고의 시즌을 콘테 감독과 함께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에서 콘테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2021-2022시즌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32세인 손흥민이 이번 접촉을 환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손흥민은 콘테 감독의 꿈이다. 나폴리도 포스트 크바라츠헬리아로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 토트넘에서 뛰는 한국 공격수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후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진한 토트넘 성적 때문에 손흥민도 커리어 다음 단계를 위해 이적을 원하고 있다고도 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더 이상 로테이션을 하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챔피언십(2부)으로 강등될 위험도 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의 눈밖에 났고, 결정적인 전환을 주기 위해 이적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을 향한 민심이 흉흉한 상태다.
최근 에버턴에게 2-3으로 패한 후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손흥민 뿐만 아니라 제임스 매디슨,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등 다른 이들에게도 야유가 쏟아졌다. 이처럼 토트넘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심지어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18세 유망주 마이키 무어를 선발로 넣으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영국 매체 TBR풋볼에 따르면 팬들은 "무어가 선발로 나와야 한다. 그는 손흥민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제공할 수 있다", "무어는 항상 포스트 근처 어딘가에서 공을 줍는다. 손흥민은 있어야 할 때 절대 없다", "손흥민은 물러나야 한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18세 무어 때문에 벤치에 두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가 팀의 주장이기 때문"이라며 험한 말을 쏟아냈다.
팬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무리하게 토트넘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최근 1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하면서 2026년 6월까지 뛰게 됐다. 새로운 계약이 없다면 올해 여름 이적료를 안기고 떠나거나 내년 여름 FA로 나가거나 둘 중 하나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계약할 마음이 없다면 이적료를 받기 위해 올 여름 이적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구체적인 방안도 설명했다. 크바라츠헬리아를 나폴리로 보내고 얻은 이적료로 손흥민 이적료와 연봉을 부담하겠다는 방안이다.
울티메칼치오나폴리는 "토트넘은 손흥민을 팔기 위해 3000만 유로(약 448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나폴리는 손흥민의 연봉을 감당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손흥민은 시즌당 650만 유로(약 97억원)를 받고 있으며, 나폴리는 몇 주 전 크바라츠헬리아에게 했던 것과 매우 유사한 제안으로 손흥민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폴리가 손흥민의 이적료나 연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의 연봉은 약 180억원으로 알려져 있어 매체가 손흥민의 연봉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탈리아 기준으로도 세후로 따지면 엇비슷한 수치다. 나폴리가 충분히 손흥민 영입을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나폴리는 크바라츠헬리아를 보내면서 1000억원 이상의 돈을 움켜쥐었다. 그런 나폴리가 콘테 감독과 2021년 10월부터 2023년 3월까지 토트넘에서 호흡했던 손흥민 영입을 강력하게 염두에 두고 있다. 토트넘이 요구하는 이적료도 충분히 맞춰줄 수 있다.
다만 매체의 신뢰성이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라 레푸블리카 같은 정론지나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같은 대중지가 아니라 나폴리 소식만 전하는 팬 사이트에 가깝기에 이번 이적설을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손흥민의 나폴리 이적을 추천한 이는 또 있다. 이탈리아 축구 악동이었던 안토니오 카사노가 손흥민을 추천한 것이다.
칼치오나폴리24에 따르면 카사노는 지난 16일 온라인 축구 방송 프로그램 '비바 엘 풋볼'에 출연해 "나폴리는 콘테가 이미 지도해 본 적 있는 선수인 토트넘의 손흥민을 주시해야 한다. 손흥민의 계약이 1년 6개월 뒤면 만료되는 거 다들 알지 않나. 나라면 지금 바로 토트넘에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과거 이탈리아 국가대표로도 뛰었던 카사노는 선수 시절 AS 로마, AC밀란, 삼프도리아 등 세리에A 유명 클럽들과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활약했다. 흔히 말하는 천재였지만 악동으로도 유명했다. 훈련 불참을 일삼고, 사생활도 깨끗하지 않았다. 로마의 왕자 프란체스코 토티가 인정했을 정도로 재능 만큼은 진짜였다.
그런 카사노가 "손흥민은 32세이지만 많은 경기에 뛰고 있다. 토트넘에서는 윙어로 뛰면서 170골이나 넣었다"고 극찬하면서 나폴리에게 손흥민 영입을 추천한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7일 토트넘과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2025년 6월 30일부로 끝날 예정이었던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내년 6월까지로 늘렸다. 이에 따라 손흥민이 이번 여름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경우 이적료가 발생하게 됐다.
그럼에도 카사노는 이적료를 주고서라도 손흥민을 영입할 가치가 있다고 봤다. 나폴리도 손흥민 영입을 진지하게 검토한 후 영입을 추진할지, 아니면 다른 선수로 눈을 돌릴지 주목 받게 됐다.
사진=울티메칼치오나폴리, 비바엘풋볼,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