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부진한 경기력으로 현지에서 질타를 받고 있는 손흥민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에 키를 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토트넘 팬 매체 '토트넘 홋스퍼 뉴스'가 19일(한국시간) 손흥민 등 주축 선수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에 키를 쥐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손흥민의 활약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해다.
매체는 리버풀 출신 그레이엄 수네스가 손흥민의 북런던 더비에서의 경기를 보며 전성기가 끝났다고 주장한 것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네스는 스카이스포츠에서 "토트넘에 그저 그런 좋은 선수들이 있지만, 아주 뛰어난 선수가 없다. 아주 걱정스럽게 손흥민의 전성기가 이미 지나갔다. 토트넘은 강팀과 경기하면서 일관되게 패하는 방식이 보여진다"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영국 런던에 있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 토트넘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북런던 더비' 원정 경기에서 선제 골을 넣었지만, 1-2로 역전패를 당해 체면을 구겼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세트피스 이후 높이 뜬 공을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면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전반 40분 도미닉 솔란케의 자책골과 전반 4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역전 결승 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은 승점 확보에 실패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8경기에 나서 6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팀 최다골(17골)을 넣었던 것과 비교하면 득점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현재 제임스 매디슨(8골), 브레넌 존슨, 솔란케(이상 7골)가 손흥민보다 득점 순위에서 앞서 있다.
토트넘의 순위도 비상이다. 현재 토트넘은 15위(
7승3무11패・승점 24)로 추락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대륙대항전에 나설 수 있는 6위 본머스(승점 37)보다 오히려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승점 16)과 더 가깝다.
매체는 손흥민의 활약이 살아나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질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토트넘은 강팀을 상대로 실용적인 계획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포스테코글루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흥민 같은 스타 선수들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하면 토트넘에서 포스테코글루의 미래는 어떠한 희망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지난 1월 토트넘과 1년 계약 연장을 하며 토트넘에서 무려 11년 간 뛰는 것이 확정됐다.
4년 전인 2021년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을 당시 손흥민의 계약 조건에 포함시켰던 연장 옵션을 드디어 발동시켰다.
손흥민의 계약 기간이 2026년 6월까지로 늘어나면서 그간 손흥민을 괴롭혔던 이적설도 모두 사라졌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계약 연장 발표 후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말 감사한 일"이라며 "나는 토트넘을 사랑하고, 이곳에서 있는 시간을 사랑한다. 나는 거의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뛰었다. 앞으로 1년간 더 팀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만든다"며 소감을 전했다.
또 그는 "프리미어리그는 많은 아이들이 꿈꾸는 무대다. 팀의 주장을 맡은 순간부터 나는 더 발전하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언제나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힘들게 느껴지는 때가 있지만 어려운 시기가 올 때마다 '다시 뛰어야 하는 시간이 온다'는 생각을 되새긴다. 좋지 않은 시간이 있다면 좋은 시간이 뒤따라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1년 더 뛰는 것이 확정된 후에 그를 혹평하는 보도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영국 매체 '더보이홋스퍼'는 18일 "토트넘 내부자가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흥미로운 주장을 했다. 손흥민은 이달 초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에서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더보이홋스퍼'는 "32세의 손흥민이 현재 보여주는 성적이 평소의 높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또 다른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8경기에서 단 6골만 기록했다. 이는 이전 시즌 엄청난 활약(17골10도움)에 비하면 눈에 띄게 하락한 수치"라고 손흥민의 최근 성적이 예전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매체에 따르면 토트넘 구단 내부자 존 웬햄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미래는 오롯이 그의 경기력에 달려있다. 그가 최상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면 토트넘은 분명 손흥민에게 새로운 계약을 제안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제 손흥민은 나이가 들고 있다. 기존 계약대로 주당 20만 파운드(약 3억5490만원)를 받고 있는데 손흥민 나이대 선수에게 그런 돈을 주는 건 큰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손흥민의 경기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이번이 토트넘과의 마지막 계약이 될 것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새로운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충분히 경기력을 바꾸지 못했다"며 현재로서는 토트넘에서 더 뛰는 건 무리라고 강조했다.
더보이홋스퍼 역시 "손흥민은 커리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경기력이 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몇 개월은 토트넘에서의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손흥민이 최고의 폼을 되찾고, 구단이 현재 계약 이후에도 그를 유지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의 성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연장 옵션 발동이 토트넘에서의 마지막 계약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토트넘이 손흥민과 장기 재계약 대신 옵션 발동에 그쳤다는 움직임과도 연관이 있다. 길게 미래를 그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주장과 맥이 닿는다.
앞서 글로벌 스포츠매체 'ESPN'이 손흥민의 계약 연장을 보도하면서 "토트넘의 결정은 손흥민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추측을 종식시켰다. 손흥민은 새로운 장기 계약을 맺길 원했으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다. 토트넘은 그저 단순히 이미 존재하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계약을 연장한다는 소식을 전한 건 1월이 지나서였다. 이미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보스만 룰이 적용되고도 일주일 더 넘게 지난 참이었다. 토트넘의 발표 시기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여기에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연장 계약 발표를 미루고 미뤘던 건 손흥민의 경기력이 더 나아질 수 있는지를 보고 판단하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영국 현지에서는 2023년 말부터 연장 옵션 발동 유무에 대한 소식을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관련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고, 지난해부터는 손흥민도 잦은 부상과 경기력 저하가 찾아오면서 경기력이 크게 급락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당장 그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면서 "180도 바뀐 토트넘의 태도에 손흥민 측은 큰 충격을 받았다. 초기 계약 논의 단계에서는 모든 당사자가 뜻을 같이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손흥민이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도 주장했다.
연장 옵션 발동 후에도 손흥민의 경기 영향력이 살아나지 않자, 영국 유력지 '스탠더드'는 지난 17일
계약을 연장하고 북런던 더비에서 골을 넣었음에도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두드러진다"라고 보도하면서 손흥민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매체는 '북런던 더비' 종료 후, "토트넘이 초반의 맹공을 견뎌내는 동안 손흥민은 처음 10분 동안 3번이나 볼 소유권을 잃었다"라며 "이로써 토트넘 주축 선수인 손흥민은 또다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흥민은 이날 45분 이상 출전한 토트넘 선수 중 드리블, 크로스, 키패스를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터치 횟수(24회)도 가장 적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어려움을 겪은 토트넘 선수는 손흥민 한 명에 그치지 않았지만, 손흥민에겐 힘든 시즌에 걸맞은 힘든 저녁이었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18경기 출전해 공격포인트 12개(6골 6도움)을 기록했다. 평소 그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모든 걸 고려하면 괜찮은 수치이다"라면서 "하지만 그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평소의 속도보다 느리며, 본래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토트넘은 지난주 손흥민의 계약에 있는 옵션을 행사해 계약 기간을 1년 더 연장했고, 손흥민을 다음 시즌이 끝날 때까지 구단에 묶어뒀다"라며 "이는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단기적인 의문을 종식시킨 조치였고, 현재로서는 손흥민의 경기력에 대해 장기적인 우려가 남아 있으며, 토트넘은 또 다른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라고 했다.
당장 손흥민이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빡빡하게 이어지는 1~2월 일정에 손흥민은 계속 출전 시간을 조정받고 있다. 공격 포인트나 경기에서의 영향력이 더 커지지 않는 한, 손흥민을 향한 비판은 커지고 결과에도 영향을 미쳐 포스테코글루의 거취 또한 불투명해질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