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파리 생제르맹(PSG)에 합류하면서 이강인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PSG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2029년까지 PSG와 계약했다. 등번호 7번을 달게될 크바라츠헬리아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조지아 선수가 됐다. 그의 영입을 발표하게돼 기쁘다"라고 크바라츠헬리아 영입을 발표했다.
PSG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지만,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나폴리아와 2027년까지 계약이 돼 있던 크바라츠헬리아의 이적료가 7000만 유로(약 10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탈리아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크바라츠헬리아의 연봉이 700만 유로(약 104억원)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PSG 구단을 통해 "이곳에 있는 게 꿈만 같다. PSG 구단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이 위대한 클럽에 합류하게 돼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고, 새 유니폼을 입는 것을 정말 고대하고 있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2001년생 윙어 크바라츠헬리아는 조지아 출신으로 디나모 트빌리시에 11세의 나이로 합류해 축구를 시작했다. 2017년 9월 프로 데뷔전을 치렀고, 이 경기에서 도움을 기록하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2018년 3월에는 FC루스타비로 이적했으며 2019년 러시아 리그 소속 로코모티브 모스크바에 반 시즌 동안 임대됐다. 이후 2019년 여름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크바라츠헬리아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펼치기 시작했다. 통산 73경기에 출전해 9골 18도움을 기록했다. 크바라츠헬리아는 이때 한국 선수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미국 MLS에서 건너온 황인범과 함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호흡을 맞췄다.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황인범은 FC서울로 떠났다. 크바라츠헬리아도 카잔을 떠나 자국 리그 디나모 바투미에서 잠깐 활약했다. 이때도 11경기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정상급 실력을 뽐냈다.
크바라츠헬리아가 본격적으로 유럽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할 때다. 나폴리에서 한국인 선수와 두 번째 인연을 맺었다.
당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맹활약한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했고, 크바라츠헬리아도 나폴리로 이적하면서 둘은 입단 동기가 됐다. 2022-2023시즌은 나폴리에게도, 두 선수에게도 역대급 시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재는 수비에서 세계 최정상급 경기력을 보이며 베스트 수비수, 베스트11에 선정됐으며 크바라츠헬리아도 리그에서만 12골 13도움을 올려 커리어하이를 기록, 시즌 MVP에 선정됐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나폴리는 33년 만에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컵)를 들어올리며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후 김민재가 한 시즌만에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며 두 선수의 인연이 끝났다. 크바라츠헬리아는 나폴리에 남았고, 지난 시즌 11골 8도움을 올리며 여전히 나폴리 공격진 에이스라는 걸 증명했다.
다만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여러 구단과의 이적설로 경기장 밖에서 잡음이 많았다. 이번 시즌에도 17경기 5골 3도움으로 무난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나폴리는 왼쪽 측면 공격에 문제를 겪고 있던 PSG가 크바라츠헬리아에게 접근하자 판매 대상으로 분류했다. 크바라츠헬리아와의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던 참이었다. 여러 구단들이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적료도 받지 못하고 내보내는 대신 PSG에게 판매한다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크바라츠헬리아가 PSG에 입단하면서 오른쪽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크바라츠헬리아 개인적으로 한국인과 세 번째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크바라츠헬리아는 브래들리 바르콜라, 데지레 두에가 뛰던 왼쪽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을 장착한 크바라츠헬리아는 이번 시즌 답답했던 PSG의 왼쪽 측면 공격을 시원하게 뚫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흐비차의 합류가 이강인의 출전 시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국내 축구 팬들을 긴장하게끔 만들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다양한 포지션에서 뛰고 있다. 그는 좌우 측면 윙어와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최전방 공격수로 나와 가짜 9번 역할을 소화 중이다.
기본적으로 이강인이 가장 많이 나오는 위치는 오른쪽 윙어이다. 왼쪽 윙어가 주 포지션인 흐비차와 위치가 겹치는 건 아니지만 PSG 오른쪽 윙어 자리는 프랑스 공격수 우스만 뎀벨레가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이강인 입장에서 공격진 보강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미 몇몇 매체들은 2025년 PSG의 베스트 11을 예상할 때 올시즌 6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이강인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독일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예상한 PSG의 새로운 베스트 11에서 최전방 스리톱을 맡는 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만 뎀벨레이다.
글로벌 매체 'ESPN'은 PSG가 왜 흐비차를 영입했는지, 흐비차 영입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주목했다.
매체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유동적이면서도 구조화된 4-3-3 포메이션에서 흐비차가 모든 요건을 갖춘 게임 체인저라고 믿는다"라며 "흐비차는 젊고, 다재다능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열심히 일할 의지가 있으며, 잘 배우는 선수다. 여전히 약간의 세련미가 필요하지만, 이는 엔리케가 좋아하는 도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PSG는 흐비차 영입 전에 1군 스쿼드에 브래들리 바콜라, 데지레 두에, 우스만 뎀벨레, 이강인을 포함해 윙어와 와이드 플레이어가 많았다"라며 "뎀벨레는 이번 시즌 지금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바르콜라는 지난 10경기에서 득점이 없고, 두에는 12월까지 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에 대해선 "이강인은 효과적인 센택지이지만 제한된 곳에서 뛸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흐비차의 등장은 역동성을 변화시킨다. 흐비차가 어디에서 뛰든, 그는 지금까지 오른쪽의 아슈라프 하키미와 우스만 뎀벨레 듀오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PSG 공격에 더 많은 균형을 제공할 것"이라며 "이는 상대에게 더 많은 예측 불가능성, PSG 공격에 더 많은 다양성 그리고 하키미와 그의 동료들이 항상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을 덜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전했다.
또 "엔리케와 PSG의 스포츠 디렉터인 루이스 캄포스에게 흐비차는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의 완벽한 대체자이다"라며 "그들은 완전히 다른 선수이고, 흐비차는 음바페처럼 한 시즌에 40골을 넣을 수 없지만 팀의 공격을 균형 있게 조절하고 양쪽 측면에서 일관된 위협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언제 어디서나, 특히 좁은 공간에서 수비를 흔들 수 있는 선수이다"라며 흐비차의 활약상에 큰 기대를 걸었다.
사진=리그1, PSG, 트랜스퍼마르크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