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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양민혁 같은 선수 많다"…손흥민 조언 틀리지 않았다→EPL 아닌, U-21 나서는 EPL2 출격한다

기사입력 2025.01.17 22:17 / 기사수정 2025.01.17 22:1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 발언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K리그1 히트 상품 양민혁이 새 팀 토트넘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을 예정이다.

시대가 바뀌어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은 몇 단계 건너뛰고 바로 1군에 데뷔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양민혁은 K리그1에선 그런 고속 승진(?)을 이뤘다. 토트넘에 와선 적응부터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안지 포스테코글르 토트넘 감독도 양민혁을 당장 1군 경기에 투입할 의사는 없음을 알렸다.

양민혁의 팀 선배인 주장 손흥민의 발언도 생각날 수밖에 없다. 사자굴 같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뉘앙스의 손흥민 조언이 와닿는 시기다.

2006년생 초신성 기대주 양민혁이 1군 경기 벤치에도 앉지 못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연령별 팀 경기 출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일단 토트넘은 양민혁을 1군 스쿼드에 집어넣어 홈페이지에 소개하고 있다. 등번호도 비교적 앞 번호인 18번을 줬다.



다만 토트넘은 1군 경기 엔트리에서는 정작 그를 제외하고 있어 한국 팬들도 궁금해 하는 시선이 많다. 그런 상황에서 양민혁이 1군 경기 이전에 2군 성격인 21세 이하(U-21)팀에서 먼저 뛰게 될 것이라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손흥민이 적지에서 선제골을 터트려 아스널에 강한 면모를 이어갔으나 이후 두 골을 내주고 뒤집기 패배를 맛 봤다.

토트넘은 전반 40분 도미니크 솔란케의 자책골로 동점을 내주더니 4분 뒤 홈팀 벨기에 공격수 레안드로 트로사르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면서 역전당했다. 결국 올시즌 두 번째 '북런던 더비'를 1-2 역전패로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아스널과의 이번 시즌 2연전을 모두 패했다.

솔란케 자책골 때 주심의 치명적인 오심이 있었지만 경기력 자체가 좋지 않았다.

아스널전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24(7승3무11패)를 유지하며 14위까지 추락했다. 강등권인 울버햄프턴(승점 16)과의 간격이 8점에 불과하다. 손흥민도 강등권 싸움 가능성을 경고하며 선수단에 분발을 촉구했다.



아스널전에선 경기에선 한국 팬들의 시선을 끄는 또 하나의 이슈가 있었다.

지난 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를 압도적 표차로 수상하고 MVP 후보에까지 오른 18세 공격수 양민혁이 또다시 명단 제외로 인해 벤치에도 앉지 못한 것이다. 양민혁은 지난 시즌 K리그1 모든 경기를 뛰었고 마지막 실전에서도 골을 넣는 등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1 데뷔 시즌 답지 않게 맹활약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과 6년 계약을 체결했으나 전 소속팀 강원에서 6개월을 뛰었다. 토트넘이 지난달 중순 조기 합류를 요청하면서 빠른 1군 데뷔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리그컵과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등 출전한 대회에서 모두 생존한 상황이다. 경기 일정이 촘촘한 반면 스쿼드를 얇기 때문에 10대 어린 선수들을 교체 명단에 적지 않게 끼어넣어야 한다. 양민혁이 훈련을 충실히 소화한다면 이번 시즌 내 토트넘 1군 데뷔도 가능하다는 시선이 있었는데 조기 합류 요청 등으로 기대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양민혁은 한 차례 리그컵 경기에 교체 명단 포함됐으나 이후 두 경기에서 엔트리에 빠졌다.



5부 구단과 치른 지난 12일 FA컵 탬워스전에서 명단 제외를 당해 한국팬들에게 충격을 던졌다. 16일 아스널전에선 교체 명단에도 오르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고 실제 그렇게 됐다. 티모 베르너가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마침 브라질 전 국가대표 히샬리송이 채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도 화제였다. 양민혁에 대한 너무 큰 기대감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일 신년 첫 기자회견에서 양민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은 (양민혁의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그는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과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라며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토트넘 사정에 능한 기자 폴 오키프는 21세 이하 팀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2 경기 출전 가능성을 거론했다.

오키프는 지난해 10월 뉴캐슬전 앞두고 미키 판 더 펜의 전격 결장을 알리는 등 토트넘 관련해서 빠르고 정확한 정보력을 갖고 있다. 

한 팬은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키프 기자에게 "양민혁이 이제 막 영국에 온 걸 알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신호도 없는 이유가 있나? 순전히 전략적인 이유인가 아니면 부상이 있는 건가?"라고 질문했다.



오키프는 양민혁에 대한 너무 비관적인 전망을 경계했다. "온전히 양민혁을 영국과 영국 축구에 적응시키는 것에 관한 것"이라며 양민혁이 현재 새로운 환경과 무대에 적응하느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양민혁이 21세 이하(U-21) 팀에서 뛸 수도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물음이 나왔고 오키프는 "좋은 질문이다. 어쩌면 토트넘이 이를 고려할지도 모른다"라며 양민혁의 U-21 경기 출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토트넘은 오는 18일 노리치 시티와 U-21 팀이 겨루는 프리미어리그2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양민혁의 출전 여부를 지켜보면 토트넘이 구상하는 윤곽이 나올 수 있다.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도 이런 견해를 드러낸 적이 있다.

매체는 지난달 26일 "양민혁은 현재 새로운 나라에서 생활하고 영어 레슨을 받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며 "그는 1군 스쿼드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폭넓은 선택지를 추가할 수도 있지만, 아치 그레이나 루카스 베리발 같은 선수보다는 토트넘의 아카데미 유소년 수준에 더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양민혁의 현 수준을 유소년 레벨로 바라봐 1군 적응이 끝나기 전까지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으론 손흥민의 발언도 곱씹을 수밖에 없다.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는 지난 해 8월 1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손흥민은 양민혁 관련 질문에 "프리미어리그는 결코 쉽지 않다.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려면 언어, 문화, 신체 조건 등 모든 것이 완벽해야 적응할 수 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겁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양민혁에게 도움이 될 현실적인 이야기다. K리그에서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양민혁 같은 선수들이 매일 기회를 잡고 싶어 한다"라고 토트넘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말했다.

또한 "양민혁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하게 돕겠지만, 내 자리를 물려줄 생각은 없다. 스스로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라고 결국 선수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일단 영국 생활 초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이후 손흥민은 양민혁이 입단하자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 된다"며 주변인들이나 한국 팬들이 잠시 그를 놔줘야 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사실 이 말도 맞는 말이다. 관심 속에서 양민혁이 중심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필요하다.


사진=토트넘 / 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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