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그가 돌아왔다. 2년 연속 두산 베어스의 주장을 맡으면서 덕아웃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던 홍성흔(30)이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 재등록됐다.
두산은 13일 3루수 윤석민(22)과 좌완 원용묵(21)을 2군으로 내려보내는 대신 주장 홍성흔과 선발, 중간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던 투수 김승회(27)을 1군에 올렸다.
홍성흔은 지난 2004년 부터 크고 작은 부상을 몸에 달고 뛰었던 선수. 그러나 '병풍' 이후 팀 선수층이 극도로 얇아지면서 마스크를 쓰고 지명타자로도 출장하며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올 시즌 발목, 허벅지 등에 걸친 부상이 심해지면서 홈런 없이 .215 35타점(14일 현재)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다행히 채상병(28)이 적시에 투입되어 좋은 활약을 펼쳤고 김경문(49)감독은 한시름 놓은 채 홍성흔이 부상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3일 2군으로 내려보냈다.
14일 현재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 중 포수가 3명(홍성흔, 채상병, 김진수)임을 감안했을때 일단 홍성흔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이 홍성흔을 올린 것은 단순히 주전 포수를 맡기기 위해서가 아니다.
여름 한 고개를 넘고 있는 현재, 3위 삼성 라이온즈는 서머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두산에 2위 자리를 내놓으라고 채근하고 있다. 두산과 두 게임 차에 불과한 4위 한화 이글스도 최근 4연패로 침체기를 걷는 현대 유니콘스를 제압하고 상승세를 타겠다는 각오다.
젊은 선수들의 패기만으로 뒷심을 발휘하고 상위권 자리를 수성하기는 어렵다. 김경문 감독은 베테랑 '오버맨' 홍성흔을 넣으며 팀 분위기 상승을 이끄는 동시에 홍성흔에게 경험 많은 타자 다운 적절한 배팅을 원하고 있다. 이는 김감독이 후반기 고심 끝에 꺼내 든 승부수다.
14일 전국에 내린 비로 전 경기가 취소된 프로야구. 오는 15일 잠실 팬들앞에 오랜만에 인사를 하게 될 홍성흔이 특유의 쾌활함으로 잠실벌의 구름을 걷어내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