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초동, 이창규 기자) 연극 '대학살의 신'이 5년 만에 완전히 새로워진 캐스팅으로 돌아왔다.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콜이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김상경, 민영기, 조영규, 신동미, 이희준, 임강희, 정연, 김태훈 연출이 참석했다.
'대학살의 신'은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대표작으로서,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다 한 소년의 치아 두 개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하며 시작, 고상한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의 본성을 시니컬하면서도 코믹하게 풀어내는 작품이다. 토니 어워즈(최우수 작품상, 연출상, 여우주연상), 올리비에 어워즈(최우수 코미디상) 등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의 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2011년에는 조디 포스터, 케이트 윈슬렉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국내에서는 2010년 초연됐으며, 2019년 이후 5년 만에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김태훈 연출가는 "7명의 새로운 배우들과 5년 만에 작품을 다시 올릴 수 있어서 기쁘고,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입을 열었다.
세 번째로 연출을 맡으면서 달라진 점에 대해 그는 "일단 배우가 바뀌었다"고 웃은 뒤 "배우가 바뀐다는 건 좀 더 새로운 색깔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선 두 시즌 간은 무대를 놀이터처럼 꾸몄다면, 이번에는 보다 투견장 같은 느낌을 줬다. 또 인간의 내면에 대한 표현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14년 만에 연극무대로 돌아온 김상경은 영화, 드라마, 무대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 중인 이희준과 함께 평화주의자의 가면을 쓴 남자 미셸 역을 맡았다.
김상경은 "저는 원래 중앙대 연극과를 나와서 '항상 연극을 해야겠다'는 것이 베이스에 있다"면서 "공연 문화가 바뀐지 몰랐다. 공연장이 1년 전에 예약되고 캐스트가 확정되는 것을 몰랐다. 드라마나 영화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1~2년 전에 공연장이 잡히기 때문에 미리 잡고 다음에 드라마를 맞춰야 되는 것이었다. 물리적으로 같이 하기 어려운 작품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화가 이렇다 보니 미리 (작품을) 하려면 내년 것, 내후년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주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똑똑한 척, 고상한 척하며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융통성없는 원칙주의자 베로니끄 역에는 신동미와 정연이 분한다. '분장실', '리차드3세' 등 다양한 연극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임강희는 우아하면서도 속을 알수 없는 아네뜨를, 아네뜨의 남편이자 까칠한 속물 변호사 알렝 역에는 뮤지컬 배우 민영기와 연극배우 조영규가 함께한다.
뮤지컬 무대에서 다양한 역할로 사랑받아온 민영기는 "뮤지컬과 발성이 다르진 않다. 다만 좀 더 디테일한 목소리와 상황에 맞는 목소리를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연출님도 그런 부분에 대해 사실적으로 표현하길 원하셨다"며 "저는 고전 작품을 많이 해왔어서 사람같지 않은 역할을 많이 맡아왔는데, 이번에 말빨 좋은 변호사 역을 맡아서 그런 부분에 노력을 기울였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정연은 작품에 대해 "음주와 폭력이 난무하는 합법적인 어른들의 개싸움이다. 신고당해서 끌려나갈 일 없는 유쾌한 공연"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뒤 "싸움구경을 좋아하시는 누구라도 오신다면 연말에 한 시간 반의 선물같은 연극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한편, 지난 3일 막을 올린 '대학살의 신'은 2025년 1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다.
사진= 고아라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