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나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그룹 빅오션(Big Ocean)이 멤버 전원 청각 장애를 지닌 아이돌의 한계를 극복, 우려의 시선에 맞선 활약으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가요계 정식 데뷔한 빅오션(찬연, 현진, 지석). 세계 최초 청각 장애 아이돌 그룹으로, 최근 첫 번째 미니 앨범 '플로우(FLOW)'를 발매하고 국내외 무대를 누비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들은 K팝 음악 산업을 넘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노동기구(ILO) 등 글로벌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며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 선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빅오션은 데뷔 전 이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 혹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혔다. 먼저 찬연은 데뷔 전부터 빅오션을 향한 걱정 섞인 반응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외부에서 데뷔를 반대한다는 말을 듣기도 했고 직접적으로 들은 적도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데뷔 전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통을 나눈 적이 있는데, 멤버 전원 청각 장애를 가지고 데뷔한다고 밝히니까 수위 높은 악성 댓글이 많이 달렸다. 물론 저는 어린 시절부터 워낙 익숙한 상황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상처를 받을 정도의 타격감은 없었다. 그저 주변에서 저희를 두고 여러 말들이 오가니까 그 부분이 의아하고 이상하다 느꼈다"고 전했다.
현진도 라이브 소통 과정을 떠올리며 "데뷔 초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 어떻게 춤을 추고 노래하냐' '안될 것 같다' '잠깐 반짝하고 말겠지'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들었다면 이제는 '될 것 같다' '보여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반응이 점점 바뀌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덧붙여 "그만큼 빅오션을 향한 국내외 팬들의 반응이 변하고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우리가 인정받는 자체만으로 정말 감사하고 기쁘다"고 했다.
지석은 "K팝 음악 시장에서 그동안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음악이 생소했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빅오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빅오션에 대한 시선이나 위치가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국내를 넘어 해외 음악 시장까지 뻗어 나가는 빅오션의 기세가 무섭다. 이제는 K팝을 대표하는 '배리어프리 아티스트'라 당당하게 나서는 빅오션은 글로벌 음악 팬들에게 어떤 '아이돌'로 자리매김하고 싶을까.
현진은 "아이돌이라고 하면 보통 '우상'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 않나. 빅오션이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 보니까 '어떻게 우상이 될 수 있냐'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 시선에 굴하지 않고 빅오션만의 목표, 의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이를 통해 많은 분들이 도전하는 힘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돌이라고 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빅오션의 활동을 통해 많은 분들이 영감을 얻고, 함께 추억을 쌓아나갈 수 있다면 충분하다. 팬들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지석 역시 팬들과 소통을 통해 희망을 전하고 싶은 뜻을 내비쳤다. 그는 "어릴 때 아이돌을 떠올려 보면 춤을 추면서 소통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존재인 것 같다. 지금 아이돌 생활을 하면서 보니까 그저 노래부르고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이를 통해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선한 영향력도 줄 수 있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청각 장애 아이돌이다 보니까 고정적인 아이돌의 틀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분방하게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용기를 주고 힘을 보태는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