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미즈하라 잇페이(왼쪽)와 함께 자리했던 오타니 쇼헤이.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2024년 연말 자신을 배신했던 전 통역사 문제로 또 한 번 골머리를 앓게 됐다.
일본 야구 전문매체 '풀카운트'는 28일 "오타니가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4900만엔(약 4억 5000만원) 상당의 야구카드 소유권을 요구했다"며 "미국 언론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오타니는 야구카드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지난 3월 LA 다저스 소속으로 한국을 찾아 화제를 모았다. 다저스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전을 치렀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에 '슈퍼스타' 오타니가 뛰게 되면서 한국 야구팬들의 관심도 컸다.
하지만 오타니는 서울에서 믿기 힘든 사실과 직면해야 했다.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부터 동고동락했던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에 빠져 자신의 돈을 사적으로 불법 유용한 것을 확인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19억원) 이상을 절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전자상거래 사이트 이베이 등에서 야구 카드 약 1000장을 약 32만5000달러(약 4억 4500만원)에 구매한 혐의도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자금을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4억원 상당의 야구카드 소유권을 가져오기 위한 법정 다툼에 나섰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오타니는 이 야구카드 소유권을 되찾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즈하라가 자신의 계좌로 구입한 32만 5000달러 어치 카드는 수사 과정에서 압수됐지만 이후 수사당국의 착오로 다시 미즈하라에게 돌아간 부분에 문제를 제기했다.
'디 애슬레틱'의 기자 노아 퍼타는 "오타니는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카드가 미즈하라의 재산으로 들어갔으며, 오타니는 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즈하라는 2018년 오타니가 애리조나주의 한 은행 지점에서 계좌 개설을 하는 것을 도왔다. 세부 개인 정보를 설정할 때도 통역을 해줬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뛰면서 받은 급여를 이 계좌에 입금했다.
이후 미즈하라는 2021년 9월부터 불법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댔다. 몇 달 뒤부터 상당한 금액을 잃기 시작했고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있는 연락처 정보를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로 변경했다.
미국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오타니는 미즈하라에게 최소 30만 달러(약 4억원)에서 50만 달러(약 6억 6000만원) 사이로 추정되는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프로 스포츠 구단에서 일하는 통역사 중에는 최고 대우를 받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자금을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4억원 상당의 야구카드 소유권을 가져오기 위한 법정 다툼에 나섰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미즈하라는 심지어 치과 치료를 위해 6만 달러(약 8200만원)가 필요하다는 점을 오타니에게 얘기해 이 돈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정작 이 돈은 다른 곳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자신을 신뢰하고 친구로 여기면서 최고의 대우를 해줬던 오타니를 배신했다. 결국 오타니에게 쫓겨난 뒤 재판에 넘겨졌다.
오타니는 2024 시즌 시작을 미즈하라 스캔들이라는 악재 속에 시작했지만 해피 엔딩을 맞았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에서 159경기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59도루, OPS 1.036로 맹타를 휘둘렀다. 컴퓨터 게임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단일 시즌 50홈런-50도루의 새 역사를 창조하고 팀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려놨다.
오타니는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까지 손에 넣었다. 월드시리즈 기간 왼쪽 어깨 부상을 당하는 불운에도 투혼을 발휘, 다저스가 양키스를 꺾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자신의 자금을 불법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4억원 상당의 야구카드 소유권을 가져오기 위한 법정 다툼에 나섰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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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