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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UAE전, 이동국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1.10.05 22:56 / 기사수정 2011.10.05 22:56

박시인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2010년 6월 27일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12년의 설움을 날려 버릴 기회가 후반 42분 찾아왔다. 하지만 회심의 슈팅은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에게 막혔다. 간절히 꿈꿔왔던 월드컵 무대는 그렇게 허탈하게 막을 내렸다.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 얘기다. 이동국의 월드컵은 그것으로 끝날 듯싶었다.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전에서 19살의 나이답지 않은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해 이동국은 안정환, 고종수와 함께 K리그 르네상스를 이끌며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동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원하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결국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2006년 독일월드컵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K리그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본선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컨디션도 절정이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십자인대 파열은 이동국의 꿈을 앗아갔다.

2007년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로에서 또 한 번의 아픔을 겪은 이동국은 이듬해 한국 무대로 돌아왔고 2009시즌 K리그 득점왕과 최우수 선수상을 독식하며 멋지게 부활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31살 이동국에게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신은 이동국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이후 조광래 감독 체제로 탈바꿈한 대표팀은 박주영, 지동원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세대교체에 나섰다. 이동국 이름 석자는 자연스럽게 팬들의 뇌리에서 사라져 갔다.

조 감독은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뒤 단 한 차례도 이동국을 선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동국은 K리그를 통해 완숙미를 더했고 이타적인 플레이에도 눈을 떴다. 탁월한 골 결정력과 다양한 각도에서 뿜어져 나오는 슈팅은 여전했다. 올 시즌 15개의 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은 역대 K리그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을 경신하며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조 감독은도 끝내 마음을 바꿨다. 비록 코뼈 부상 중인 김보경(세레소 오사카)의 대체자로 선발했지만 조 감독은 K리그에서 포효하고 있는 '사자왕' 이동국의 활약상을 지나칠 수 없었다. 조 감독은 "이동국의 최근 골 감각이 너무 좋고 사정권에서 움직임이 날카롭다. 또한 문전에서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 골을 넣고 있다. 골 결정력은 대표팀 내에서 최고"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1년 3개월 만에 찾아온 기회다. 이동국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다. 4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나이가 들어도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고 몸 관리만 잘하면 충분히 브라질월드컵까지 내다볼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동국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2014년에 35살이 된다. 그때까지 최상의 몸상태와 경기력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황선홍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3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기량을 선보였다.

조 감독은 "이동국이 중앙에 배치되면 전방 로테이션은 줄어들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윙플레이를 하는 선수를 기용해 이동국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이동국을 중용할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표팀 선발이 3년 뒤 브라질월드컵 본선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폴란드, UAE전 두 경기 활약 여부에 따라 조 감독의 생각이 달라질 여지는 있다. 이동국이 다시 포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 = 이동국 ⓒ 엑스포츠뉴스 DB]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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