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라운드 진출 힘들지만, 기적 일어나도록"…주장 송성문 '간절함', 드라마 같은 역전승 만들었다 [타이베이 현장]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내야수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야구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네 번째 경기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6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로 활약하며 팀의 9-6 승리에 힘을 보탰다. 0-6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은 드라마같은 역전승이었다.

주장 송성문의 부활은 대표팀 공격에 큰 힘이 됐다. 경기 시작부터 도미니카공화국 선발 투수 프랭클린 킬로메에게 14타자 연속 범퇴로 꽁꽁 묶였던 타선. 송성문은 5회말 2사 후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잠자던 타선을 깨웠다.

그리고 8회말 가장 중요한 순간 귀중한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표팀이 4-6으로 뒤지고 있던 8회말 1사 1, 3루에서 구원 투수 디에고 카스티요 상대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 5-6으로 추격하는 점수를 만들었다. 대표팀은 송성문의 안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한 뒤 박성한의 2타점 3루타와 최원준의 1타점 2루타, 홍창기의 1타점 적시타가 차례대로 나오며 9-6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경기 뒤 만난 송성문은 부진 탈출에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안타는 7타수 무안타 침묵을 깨고 만든 값진 결과였다. 



송성문은 "사실 대만에 와서 감이 좋지 않았다.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 그래도 오늘(16일) 중요할 때 적시타가 나왔고, 팀이 역전승할 수 있으니 정말 기쁘다"라며 "어제(15일 일본전) 대타로 나서 우익수 뜬공을 쳤는데, 그때 느낀 것이 있다. 오늘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좋은 모습 보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팀도 승리했고, 대표팀 공식 경기에서 안타도 쳐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이날 송성문이 적시타를 때려낸 카스티요는 도미니카공화국 불펜 투수 중 그들이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265경기에 등판했고, 올 시즌에도 7경기를 빅리그에서 던진 경험 많은 투수였다.



송성문은 "전력분석 할 때부터 존을 과감하게 공략하려 했다.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갔던 선수인데, 치기 어려운 투수보다는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점수를 내려 했다. 물론, 슈퍼라운드 가기가 힘들지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도록, 오늘 승리해서 그런 결과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얘기했다.

호주전(18일)을 남겨두고 있는 대표팀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러면서 대만이 17일 호주전, 18일 쿠바전에서 모두 지면 기적 같은 슈퍼라운드 진출이 가능하다. 대만이 둘 중 한 경기만 이겨도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또다른 경우의 수는 쿠바가 남은 맞대결 상대인 일본과 대만 상대로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한국과 대만, 쿠바가 나란히 3승 2패로 물린다면, 서로 간의 상대 전적이 1승 1패가 된다. 이러면, 동일 승률시 팀 간 경기 결과를 따지는 '승자승'이 아닌 득실 점수 차이로 순위를 가르는 팀 성적지표(Team Quality Balance·TQB) 적용해 슈퍼라운드 진출을 꿈꿔볼 수 있다. 다만 쿠바가 이번 대회 최강 일본을 이기는 확률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

결국 한국은 대만이 호주, 쿠바에 모두 지는 상황을 그리며 마지막 호주전을 준비해야 한다.

송성문은 "사실 경기 전 쿠바가 호주를 꺾어 아쉽긴 했다. 그래도 모든 경우의 수는 우리가 잘해야 성립되기에 모두 집중했다. 초반 힘든 경기 했는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라며 웃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사진=타이베이(대만), 박지영 기자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