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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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인, 벨기에 월드컵 우승…대한산악연맹과 충돌

기사입력 2011.10.02 16:5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 김자인(23, 고려대, 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벨기에 퓌르스에서 열린 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 대회 여자 리드부문에서 정상에 등극했다.

김자인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김자인이 2일 새벽(한국시간) 벨기에 퓌르스(Puurs)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 5차 대회 리드부문에서 단독 우승했다고 전했다. 김자인은 경쟁자인 안젤라 아이터(오스트리아, 2위),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 3위)를 모두 제쳤다.


김자인은 이번 대회에서 출전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예선전 두 경기를 완등하여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완등에 실패했지만 가장 높은 곳에 올라 47-를 기록하여 1위로 결승전에 올랐다.

결승에서는 함께 출전한 8명의 선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올라 51-를 기록, 최종 우승을 하게 되었다. 김자인은 준결승과 결승에 완등을 하지는 못했지만 리드부문 세계랭킹 1위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김자인은 올댓스포츠를 통해 "올 시즌에 바뀐 규정 때문에 1등을 해도 여태껏 공동우승만 했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격차를 조금은 벌릴 수 있어서 심리적으로 자신감을 조금 더 얻었다. 비록 결승전 루트가 어려워 완등에는 실패했지만 그만큼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더 강해지고 싶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퓌르스 월드컵 인공암벽의 특징은 암벽면이 여러 각도로 이루어져 있고 각도 역시 클라이밍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결승전 루트의 난이도가 유독 높게 세팅되어, 결과적으로 각도가 많고 어려운 루트에 더욱 강한 김자인에게 유리하게 작용되었다.

예선과 준결승, 결승 루트의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지는데, 김자인은 특유의 여유로운 스타일로 홀드를 하나씩 잡고 올라가, 결승전 코스가 전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볍게 등반했다. 특히, 김자인은 루트 도중 다른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가뿐하게 통과하며 한 수 위의 기량을 자랑했다. 결승 루트 막바지까지 등반했던 김자인은 내려와 단독우승임을 알고 환하게 웃으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한편, 김자인은 8일과 9일 양일에 걸쳐서 열리는 미국 볼더(Boulder) 월드컵에는 불참하게 되었다. 김자인은 국가대표로 출전하고 싶어도 대한산악연맹에 미국 월드컵 참가신청을 거듭 요청했지만, 전국체전과 같은 날짜에 열린다는 이유로 끝내 미국 월드컵 출전이 불허됐다. 전국체전에서 스포츠클라이밍이 정식종목이 아닌 시범종목으로 들어가 있고, 그나마도 시범종목에는 남자부 경기만 있다.

여자부 경기는 시범종목도 아닌 동호인 종목에 불과한 상태다. 김자인은 전국체전 출전선수명단에 빠져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산악연맹은 미국 월드컵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스포츠클라이밍 리드부문 세계 1위인 김자인으로서는 이번 미국 월드컵 불참으로 세계랭킹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세계 1위 자리도 위협받게 될뿐더러 올 시즌랭킹(2위)도 추격에 맥이 빠지게 됐다.

이에 대해 김자인은 "너무 유감스럽다. 속상하고 억울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무너진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한국 선수들에게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자인은 이번 대회 1위로 세계랭킹 포인트 78점을 얻어 총 495.10점으로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올 시즌랭킹 포인트는 100점을 획득해 총 400점으로 2위를 기록, 410점인 미나 마르코비치(슬로베니아)를 10점 차이로 맹추격 중이다. 올해 리드, 볼더링, 스피드 종목 점수를 합산하는 오버롤(Overall) 랭킹 포인트 역시 100점을 얻어 총 675점으로 2위를 기록, 710점으로 1위인 미나를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김자인은 미국 월드컵을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 세계랭킹 1위 유지가 어려워졌고, 연말까지 올 시즌랭킹과 오버롤랭킹에서도 미나를 추월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점수차를 벌리게 생겼다.

김자인은 3일 러시아 에어로플러트 항공편을 통해 귀국, 10월 중순에 열리는 요르단 암만(Amman) IFSC 스포츠 클라이밍 월드컵 출전을 위해 다시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사진 = 김자인 (C) 올댓스포츠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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