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7.23 12:27 / 기사수정 2007.07.23 12:27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아시안컵 우승, 우리에게 맡겨'
한국과 일본 대표팀의 '거미손' 이운재(34, 수원)와 가와구치 요시카쓰(32, 주빌로 이와타)가 아시안컵 8강전에서 존재감을 빛냈다.
이운재와 가와구치는 이란과 호주같은 우승후보국을 상대로 승부차기에서 놀라운 선방을 펼쳐 자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각각 108회와 104회의 A매치 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 들의 풍부한 경험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이란의 2번 키커로 나선 마다비키아의 슛을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펀칭했다. 4번 키커였던 하티비의 슛까지 선방한 이운재는 두 번의 결정적인 슈퍼 세이브로 한국에 값진 승리를 안겼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이란전 승부차기에서 5개의 슈팅을 단 1개라도 선방하지 못했던 한을 풀었다.
반면, 가와구치는 호주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해리 큐얼과 2번 키커 루카스 닐의 슛을 연거푸 막아내는 신들린 활약으로 일본의 4강 진출을 견인했다. 2004년 아시안컵 8강 요르단전 승부차기에서 슈팅 2개를 막았던 그는 승부차기에 강한 골키퍼의 면모를 또 다시 발휘했다.
한국과 일본의 4강 진출을 이끈 두 수문장은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지난해의 악몽을 깨끗히 털었다. 이운재는 지난해 독일 월드컵 이후 소속팀 수원에서 No.2 골키퍼 박호진에 의해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베어벡호에서 쫓겨나는 신세를 져야만 했다. 올해의 재도약을 위해 10kg 감량한 그는 절치부심 끝에 9개월 만에 베어벡호에 합류하여 이번 아시안컵에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가와구치는 2006년 독일 월드컵 호주전에서 후반 39분 한 번의 판단미스로 흔들리자 팀 카이힐에게 동점골을 내주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 실수로 갑자기 흔들리더니 2골을 더 내준 끝에 1-3 패배의 치욕을 안긴 '일본의 역적'으로 몰렸다. 이러한 13개월전 악몽을 이번 호주전 승부차기에서 자존심을 회복하여 일본 최고 골키퍼 이름값을 해냈다.
닮은 꼴의 두 골키퍼는 남은 아시안컵 경기에서 서로의 이름값을 걸고 결승 진출을 이끌게 됐다. A매치 100회 출전 이상의 경력과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으로 또 한번의 기적을 연출할 전망.
만약 4강전에서 한국이 이라크를 제압하고 일본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꺾는다면 결승전에서 2년 만에 한일 A매치가 성사된다. 자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이끄는 두 수문장의 활약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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