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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32살 한국? 난 뉴질랜드 33살이야…EPL 득점 2위, 홀란 다음이지

기사입력 2024.11.03 09:07 / 기사수정 2024.11.03 09:0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럭비 잘하는 나라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훌륭한 축구 선수가 나올 줄을 몰랐다.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돌풍의 팀' 노팅엄 공격수 크리스 우드 얘기다. 이름만 보면 축구종가 영국에서 뛰는 선수 같지만 실제 그는 호주도 아닌 오세아니아 섬나라 뉴질랜드에서 온 공격수다.

지난 2010년 간신히 월드컵에 진출한 뒤 3회 연속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한 뉴질랜드 33살 공격수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엘링 홀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트라이커로 존재감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우드는 3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노팅엄-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홈 경기에서 노팅엄 4-2-3-1 포메이션의 맨 위 꼭지점에 서는 타깃형 공격수 역할을 맡아 3-0 완승에 기여했다. 우드는 이날 경기 선제골을 넣었다. 레프트백 알렉스 모레노가 왼쪽 측면 깊숙한 곳까지 파고 들어 크로스를 올렸다. 페널티지역에서 상대 수비수 마크에 고전하던 우드는 이를 뚫고 볼의 방향을 바꾸는 헤더슛으로 전반 27분 득점에 성공했다.



0-0 균형을 깨는 첫 골이었다. 노팅엄은 우드의 골이 터지면서 신바람을 냈고 후반 20분 칼럼 허드슨-오도이, 후반 32분 올라 아이나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3-0 완승을 일궈냈다.

이번 시즌 선두 리버풀을 유일하게 이긴 팀 노팅엄은 이날 승리까지 합쳐 5승 4무 1패(승점 19)를 기록하며 리버풀(승점 25), 맨체스터 시티(승점 23)에 이은 단독 3위를 달리고 있다. 

우드는 이날 득점으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8골을 넣게 됐다.

11골을 넣고 있는 맨시티 '득점 괴물' 홀란에 이어 8골을 기록 중인 브렌트퍼드 공격스 브라이언 음뵈모와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홀란이 2000년생, 음뵈모가 1999년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91년생으로 손흥민보다 한 살 더 많은 우드의 득점력 폭발은 놀랍기만 하다.

물론 우드가 갑자기 잘하는 것은 아니다. 뉴질랜드 대도시 오클랜드에서 태어난 우드는 자국에서 가장 유명한 구단 중 하나인 와이카토 등에서 꿈을 키우던 소년이었다. 그러다가 당시 프리미어리그 1~2부를 오가던 웨스트브로미치 테스트를 봐서 합격했고 마침 1군 공격수가 비어 18살이던 2009년 4월 포츠머스전에서 교체투입으로 감격의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듬해 남아공 월드컵에도 출전,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교체로 들어갔다.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파라과이 등 쟁쟁한 팀들 틈바구니에서 뉴질랜드는 비록 탈락했으나 3무승부로 분전했다.



이후 2부 버밍엄, 밀월 등으로 임대를 다니던 우드는 2016-2017시즌 2부 구단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44경기 27골을 쏟아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알렸다. 이후 2017년 번리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다시 밟았고 2017-2018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비교적 약팀인 번리에서 매 시즌 10골 이상을 폭발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쟁력을 알렸다.

이후 빅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주전 경쟁에서 밀렸으나 지난해 1월 이적한 노팅엄에서 다시 부활했다. 지난 시즌엔 31경기 14골을 넣었다. 이번 시즌 10경기 8골은 우연이 아니었던 셈이다.

190cm, 80kg의 탄탄한 체격을 자랑하는 우드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이겨내는 숙명을 안고 뛰는데 퍼스트터치가 좋아 패스 혹은 크로스를 슈팅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달 말 뉴질랜드 해럴드는 "우드가 럭비로 유명한 뉴질랜드에 훌륭한 축구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며 그의 르네상스가 오고 있다고 했다.

우드는 국제축구연맹(FIFA)와의 인터뷰에서 "18살에 월드컵을 다녀온 뒤 4년 마다 출전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월드컵 출전이 얼마나 어려운 줄 아는데 뉴질랜드 대표로 다시 나가고 싶다"고 했다.

한국에 손흥민이 있고, 노르웨이에 홀란이 있다면 뉴질랜드엔 크리스 우드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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