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폴 스콜스가 빅클럽을 이끈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후벵 아모림 감독 선임에 우려를 표했다.
영국 매체 '미러'는 29일(한국시간) "에릭 텐 하흐가 경질된 후 후벵 아모림이 맨유 차기 감독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맨유 전설 폴 스콜스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8일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 시즌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우승을 차지해 2026년 6월까지 계약 기간을 연장했던 텐 하흐 감독은 2024-25시즌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프리미어리그가 9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맨유의 순위는 14위이다. 9경기 동안 승점 11(3승2무4패) 밖에 얻지 못하면서 최소 목표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18)와의 승점 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또 올시즌 참가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우승 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트벤테(1-1), FC포르투(3-3), 페네르바체(1-1)와의 3연전을 모두 비기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기에 텐 하흐 감독에게 시간을 더 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 패배가 텐 하흐 감독의 운명을 결정 지었다. 맨유는 지난 2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웨스트햄전을 패하면서 맨유는 최근 공식전 8경기에서 1승5무2패를 기록했다. 반등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웨스트햄에 패하자 맨유 보드진은 결국 칼을 빼들어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한 후 맨유는 빠르게 후임자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텐 하흐 감독의 뒤를 이어 맨유를 이끌 사령탑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스포르팅 리스본을 이끌고 있는 후벵 아모림 감독이다.
1985년생인 아모림 감독은 곧 40대를 앞두고 있지만, 스포르팅에서 팀을 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초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시즌이 중단된 뒤, 아모림 감독은 브라가를 떠나 스포르팅 감독으로 부임했다. 그는 스포르팅을 현재까지 이끌며 포르투갈 리가 우승 2회(2020-2021, 2023-2024), 포르투갈 리그 컵 우승 2회(2020-2021, 2021-2022),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 1회(2021-2022) 등 여러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나아가 아모림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출전시키면서도 선수 개개인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지도자로서 명성을 쌓고 포르투갈, 더 나아가 유럽에서 손꼽히는 신흥 명장으로 올라섰다.
맨유는 부진에 빠진 클럽을 구해줄 지도자로 아모림 감독을 낙점했다. 영국 BBC는 30일 스포르팅 리스본이 맨유의 후벵 아모림 감독에게 있는 바이아웃 금액 1000만 유로(약 150억원) 지불 의사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스포르팅은 포르투갈의 금융감독위원회 역할을 하는 '안전시장위원회'에 발표한 성명에서 "맨유가 아모림 감독 선임 의향을 표현했고 그들이 이미 1000만 유로의 바이아웃 금액을 낼 의사가 있다고 알려왔다"라고 전했다.
변수만 없다면 아모림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는다. 아모림 감독인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맨유 레전드 미드필더 폴 스콜스는 아모림 감독 선임에 우려를 표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스콜스는 "아모림은 흥미롭지만 위험하다"라며 "우리 모두 그의 경기 스타일을 알고 있다. 아모림은 정말 좋은 축구를 하지만, 이러한 감독들은 대부분 기대치가 높지 않은 클럽에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난 토마스 프랭크를 보고 그런 생각이 든다"라며 "프랭크는 매우 유능한 감독일 수 있지만 맨유와 브렌트퍼드에서의 기대치는 같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난 토마스 투헬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선임 가능성은 사라졌다"라며 "그는 엘리트 클럽을 관리했고, 빅클럽에서 트로피를 얻었다. 난 텐 하흐 대체자는 빅클럽을 이끌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스포르팅은 포르투갈 강호 중 하나이지만 맨유와 비교하면 위상이 크게 차이난다. 스콜스는 지도자 커리어 동안 맨유와 비슷한 규모의 빅클럽을 이끌어 본 적이 없는 아모림 감독이 맨유를 지휘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스콜스는 2년 전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선임할 때도 비슷한 이유로 텐 하흐 감독이 아닌 안토니오 콘테나 토마스 투헬 감독을 구단이 선임하기를 바랐다.
당시 그는 "콘테와 투헬은 최고 수준의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는 감독이라고 생각하고,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며 텐 하흐 감독 선임을 반기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텐 하흐 감독이 경질되면서 스콜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었다.
스콜스는 지금도 빅클럽을 이끌고 메이저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토마스 투헬 감독을 원하고 있지만, 투헬 감독은 최근 잉글랜드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투헬 감독 선임이 불가능해지자 스콜스는 차선책으로 지네딘 지단 감독을 추천했다. 프랑스 레전드 미드필더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 등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기에 스콜스가 원하는 맨유 감독 조건에 부합한다.
스콜스는 "맨유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클럽 중 하나이므로, 구단은 최고의 감독을 보유해야 한다"라며 "지네딘 지단은 빅클럽에 있었고, 트로피를 얻었다. 다만 난 그가 영어를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영국에 오고 싶어하는지 확신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사진=mufclatest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