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서 잠도 못 잤다"는 박찬호…"9회 파울 타구, 머릿속에 맴돌아서" [KS4]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승부욕을 불태웠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내야수 박찬호가 하루 전 패배를 곱씹으며 이를 악물었다.

KIA는 안방 광주서 열린 1, 2차전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지난 25일 대구서 펼쳐진 3차전서 패해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허용했다.

3차전서 박찬호는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와 3회초 각각 3루 땅볼에 그쳤으나 6회초 좌전 안타, 8회초 유격수 방면 내야안타를 때려냈다. 9회초 3루 땅볼로 최종 성적은 5타수 2안타가 됐다. 1, 2차전서 모두 무안타로 침묵했다가 드디어 멀티히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타석에서의 아쉬움이 무척 컸다.

KIA는 2-4로 끌려가던 9회초 2사 만루로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후속 타자는 박찬호였다. 삼성 마무리투수 김재윤과 실력을 겨뤘다.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냈는데 3루 방면 파울이 됐다. 이어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3루 땅볼이 되며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26일 만난 박찬호는 "내 타격감은 중요하지 않다. 1, 2차전처럼 내가 무안타를 기록하더라도 팀이 이기는 게 낫다"며 입을 열었다.



9회 마지막 타석을 돌아봤다. 박찬호는 "그 파울 타구가 나오는 순간 끝난 것이었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최고의 타격을 했다"며 "사실 치는 순간 '됐다' 싶었다. 코스가 완전히 몸 쪽 보더라인에 걸쳤다. 그 공이 조금만 가운데로 들어왔다면 단순히 안타가 아니라 홈런이 될 수도 있었다. 그 정도의 노림수를 갖고 있던 공이어서 많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어제(25일) 분해서 잠을 못 잤다. 그 타구 하나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며 "그래서 오늘(26일)은 피로감이 있어 가볍게 조깅만 했다. 정말 인생 타석이 될 수 있었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올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박찬호는 "솔직히 내가 예상했던 한국시리즈에서의 내 모습과 현실이 너무 달랐다. 스스로 많이 실망했다"며 "1차전 첫 타석부터 꼬였다고 본다. 초구에 무조건 결과를 내려 했고 진짜 잘 쳤는데 파울이 됐다. 거기서 흔들렸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기습 번트를 댔는데 아웃됐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 멘털을 다시 잡느라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3차전에선 타격감을 회복했다. 박찬호는 "내 문제점은 경기 전부터 인식하고 있었다. 스스로 너무 쪼고 있더라"며 "타석에서 자세부터 움츠러들었다. '뭔가 해야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더 편하게 임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첫 번째, 두 번째 타석에서 내가 노리는 공이 들어왔는데도 땅볼을 기록했다. '아직도 힘이 덜 빠졌구나' 싶었다"며 "세 번째 타석에선 '난 진짜 연체동물이다'라고 생각하고 완전히 힘을 빼고 쳤다. 그럼에도 빠르고 강한 타구가 나와 '이거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시리즈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이제부턴 더 자신 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구,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