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2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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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축구의 반역자! 英 국적 아니면 벌써 OUT"…그가 빠지니 팀도 SON도 살아났다

기사입력 2024.10.22 11:26 / 기사수정 2024.10.22 11:26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3달 반짝하고 이후부터 수준 이하 실력을 드러내는 중인데 토트넘 코칭스태프를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이젠 바꿀 수 있을까. 프리미어리그가 열리는 잉글랜드 국가대표가 아니었다면 이미 벤치로 밀려도 한창 밀렸을 거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지난해 여름 강등팀 레스터 시티에서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뒤 들쭉날쭉한 실력을 드러내고 있는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의 얘기다.

토트넘으로 올 때만 해도 잉글랜드 국가대표를 토트넘이 경쟁 끝에 확보했다며 팬들이 기뻐했고, 실제 이적 초기 불꽃 같은 활약을 펼쳤으나 지난시즌 후반기부터 평범한 미드필더 전락한지 오래다.

토트넘의 경기력 개선을 위해선 매디슨을 과감히 내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가 전반 직후 교체아웃된 19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토트넘이 후반 대반전을 이루면서 매디슨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전방 압박과 빠른 공격을 주문하는 토트넘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인 '안지볼' 반역자가 바로 매디슨이었던 셈이다.



매디슨이 떠나고 활동량 좋은 20대 초반 3명이 중원을 꾸리면서 토트넘의 경기력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애슬레틱'이 이런 주장을 내놨다. 디애슬레틱은 지난 21일 "토트넘 선수 교체가 경기를 바꿨다. 어쩌면 이번 시즌 전체를 바꿀 지도 모른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띄운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결정 하나를 칭찬했다. 전반 직후 매디슨을 제외하고 중앙 미드필더 파페 말랑 사르를 후반 시작하자마자 투입한 것을 가리킨다.

토트넘은 웨스트햄전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중반까지 굉장히 고전하다가 전반 막판 동점골이 터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더니 후반전 중반까지 상대팀을 공략해 4-1 대역전승을 챙겼다.


이번 시즌 들어 상대팀 전력이 조금만 강해도 고전하는 토트넘은 웨스트햄전에서도 전반 19분 먼저 실점, 불안한 출발을 드러냈다.

세트피스에서 웨스트햄이 좌우로 크로스를 하며 토트넘을 흔들었고, 간판 공격수 재러드 보언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깊숙한 곳에서 반대편으로 컷백 패스를 내줬다. 이를 아약스 출신 영건 모하메드 쿠두스가 차 넣었다.

이후에도 토트넘은 기동력이 떨어지는 등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다행히 전반이 끝나기 전 동점포를 꽂아넣었다. 전반 36분 매디슨의 패스를 지난시즌 막바지부터 윙어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 변경한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슛을 시도해 원정팀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전반 직후 어시스트 주인공 매디슨을 과감히 빼고 23세 사르를 투입했는데 이게 적중했다.

기존 미드필더인 쿨루세브스키와 이브 비수마 외에 사르까지 들어가면서 20대 초반 선수들 3명이 다이내믹한 중원을 꾸린 것이다. 토트넘은 후반 8분부터 15분까지 7분 사이 3골을 몰아쳤다. 비수마의 역전 결승포, 웨스트햄 문지기인 알퐁스 아레올라 골키퍼의 자책골, 손흥민의 쐐기포가 연이어 터지면서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을 열광 속에 빠트렸다.

손흥민의 경기력도 후반에 확 달라졌다. 많이 뛰는 미드필드들이 그의 주변에 있다보니 보다 유기적인 플레이,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손흥민 장점이 잘 드러났고 부상 복귀 첫 경기에서 골까지 넣었다.

디애슬레틱은 "매디슨은 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 중 하나"라며 "그는 (수비적으로)내려앉은 팀을 뚫을 수 있는 시야와 패스를 갖고 있다. 전반전에 웨스트햄은 수비수와 미드필더 전체가 페널티박스 안에 몰렸다. 매디슨은 넓게 움직이며 데스티니 우도기, 손흥민과의 연계플레이로 원정팀에 문제를 일으켰고, 쿨루세브스키의 동점포로 연결된 역습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디슨은 전반전 끝나고 교체됐으며 이런 변화는 미드필드에 역동성을 가져다줬다. 사르가 더 좋은 효과를 제공했다"고 했다.



또 "토트넘은 후반전에 7분 동안 3골을 넣으며 웨스트햄을 무너트렸다. 효과 좋았던 도박"이라고 설명했다.

디애슬레틱은 매디슨과 사르의 차이점으로 활동량을 꼽았다. 매디슨은 이미 28살이다. 전성기에서 이제 내리막길로 향하는 시점이지만 토트넘은 공격형 미드필더가 다급한 나머지 그를 지난해 여름 데려왔다.

매체는 "터치맵을 보면 사르가 훨씬 깊은 위치에 배치됐다. 사르는 웨스트햄이 쿠두스, 보언, 미하일 안토니오를 통해 역습 시도할 경우에 더 나은 방어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매디슨은 지난해 여름 레스터 시티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첼시 같은 팀은 25살 이상 선수는 영입하지 않는 등 어린 선수만 선호하는 구단이 적지 않다.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떠난 뒤 공격을 풀어줄 창의력 넘치는 미드필더가 없다보니 지난해 4000만 파운드, 700억원에 가까운 이적료를 레스터 시티에 주고 그를 데려왔다.

이적 직후엔 매디슨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좋은 패스와 과감한 슈팅을 뽑아내며 지난 시즌 초반 토트넘 선두 질주의 공신 역할을 한 것이다. 이적 첫 달인 지난해 8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첼시전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 게 어긋 났다. 2개월 쉬고 이듬 해 1월 복귀한 매디슨은 그 전의 매디슨이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있었다. 재활을 어떻게 했는지 활동량도 뚝 떨어졌고 패스는 상대 수비에 곧잘 차단됐다. 같은 포지션에 월드컵 우승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주전으로 뛰는 지오반니 로셀소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주장까지 시키는 매디슨을 믿었다.



하지만 매디슨은 시즌 끝까지 살아나지 못했고 토트넘은 중상위권까지 내려갔다가 결국 5위로 시즌을 마무리,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쳤다.

여파는 이어졌다. 매디슨은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잉글랜드 대표팀 엔트리에서도 탈락했다.

매디슨의 플레이에 대해선 이미 말이 많다. 매디슨이 영국 출신, 잉글랜드 출신 선수가 아니었다면 진작에 벤치로 갔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등장했다.

이번 웨스트햄전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내린 결단이 향후 경기에서도 지켜질지 궁금하게 됐다.

매디슨이 벤치로 향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쿨루세브스키의 변신, 브레넌 존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시즌 내내 쿨루세브스키를 오른쪽 날개로 활용하다가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최전방 '가짜 9번'을 맡겼는데 효과 만점이다.



웨스트햄전에서도 동점포를 터트리는 등 이번 시즌 안정적인 기량을 펼쳐보이고 있다.

디애슬레틱도 "12개월 전 이 팀은 매디슨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는 해리 케인으로부터 10번 셔츠를 물려받았다"며 "빠르게 핵심 인물이 됐고 쉽게 경기를 지배했다. 지난 시즌 첫 11경기에서 8골에 관여했다. 그러나 지금은 쿨루세브스키가 간판스타"라고 했다.

존슨도 빼놓을 수 없다. 시즌 초반 형편 없는 경기력으로 비난을 받고 자신의 SNS까지 폐쇄했으나, 얼마 전 6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이제는 왼쪽 윙어 손흥민과 보조를 맞추는 오른쪽 윙어 주전으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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