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과거 풀럼 여성팀 주장으로 활약했던 로니 기븐스가 전 구단주인 모하메드 알파예드에게 두 번이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모하메드 알파예드는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과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도디 알파예드의 아버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국 더선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전 풀럼 여성팀 주장 기븐스는 백화점에서 알파예드 구단주에게 두 번이나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기븐스는 알파예드가 단 둘이 있을 때 가슴을 더듬고 무릎에 앉혔으며 강제로 키스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국에서 유명한 해로즈 백화점 소유주이자 풀럼 구단주였던 알파예드는 풀럼 여성팀 '풀럼 레이디스'를 유럽 최초의 여성 프로팀으로 만들었다. 2000년대 풀럼 레이디스에서 활약했던 기븐스는 선수 생활 동안 알파예드에게 온갖 시달림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븐스는 "난 그의 해로즈 백화점 사무실로 불려갔고, 그곳에는 그 사람밖에 없었다. 그는 나를 가까이 끌어안고 내 입술에 키스하려고 했다. 팔을 붙잡아 날 통제했다. 난 머리를 약간 움직여 뺨에만 키스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난 얼어붙었고, 목에 땀이 나는 걸 느꼈다. 그는 의자에 앉아 나를 위로 끌어올려 무릎 위에 앉혔다"고 말했다.
이어 "난 우리 팀이 프로로 전향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는 내게 남자친구에 관해 물었고, 아파트와 차를 사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내가 떠날 때 다시 키스를 시도했고, 500~600파운드 지폐와 초콜릿, 향수, 선물이 담긴 봉투를 줬다"고 폭로했다.
이후에도 알파예드의 성적인 괴롭힘은 계속됐다. 몇 주 후 기븐스는 다시 백화점으로 불려갔고, 알파예드는 또 다시 기븐스에게 키스를 시도하며 다리에 손을 얹고 가슴을 더듬었다. 기븐스는 문을 두드리며 도움을 청했다. 누군가가 문을 열자 분노한 알파예드가 문을 밀어 닫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븐스는 "난 금발의 날씬한 선수였다. 여자축구계의 데이비드 베컴으로 불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마침내 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내가 치유되고 수년간 짊어져 온 수치심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폭로 이유를 설명했다.
1929년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알파예드는 거리에서 탄산음료를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영국 유명 백화점 해로즈의 소유주가 됐다. 1966년에는 세계 최대 거부 중 한 명인 브루나이 술탄의 고문으로 위촉됐고, 1974년 영국으로 건너간 뒤 파리 리츠 호텔, 해로즈 백화점을 인수하며 큰 손으로 부상했다.
1997년 아들 도디 알파예드가 프랑스 파리에서 연인 다이애나비와 함께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에는 영국 왕실과 공개적으로 반목하기도 했으며 이 시기 풀럼 구단주로도 활동했다. 해로즈는 2010년 카타르 국부펀드에 매각했고, 2013년 풀럼 구단주 자리도 내려놨다. 이후 조용히 생을 보내다 지난해 9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생전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더선은 "파예드가 사망한 이후 약 500명의 여성이 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은 61건의 신고를 조사하고 있으며, 116명의 여성을 대표하는 '해로즈 생존자를 위한 정의' 단체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소유했던 풀럼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폭로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풀럼 측은 기븐스의 주장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 모든 학대를 명백히 비난한다"고 밝혔고, 해로즈 측 또한 "완전히 큰 충격을 받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더선,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