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로멜루 루카쿠가 잉글랜드 무대에서 뛰던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를 밝혔다.
루카쿠는 자신은 첼시의 전설적인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와 달리 상대 수비수와 직접적으로 몸싸움을 벌이거나 박스 안에서 공을 따내는 유형의 타게터와는 거리가 멀지만, 잉글랜드에서는 마치 자신을 '제2의 드로그바'로 취급했기 때문에 경기력에 지장이 있었다면서 불만을 터트렸다.
루카쿠는 최근 '프렌즈 오브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현 소속팀인 나폴리와 은사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 그리고 잉글랜드에서 뛰던 시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올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로 이적한 루카쿠는 새 팀에서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 5경기에 출전해 3골 4도움을 올리며 나폴리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루카쿠는 과거 인터밀란에서 함께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던 콘테 감독과 재회해 기쁜 모양이었다.
그는 "콘테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 파트너십을 만든다. 콘테 감독의 아름다운 점은 정확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가 일을 하는 방식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가 팀을 하나로 모으는 방법"이라며 "펩 과르디올라 같은 지도자도 그 방식을 사용한다. 위르겐 클롭, 조세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루카쿠는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뛰면서 부진을 겪었던 시절도 돌아봤는데, 당시 잉글랜드 사람들은 자신을 드로그바와 같은 유형의 공격수로 생각했기 때문에 본인이 잘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잉글랜드 언론에서 나오는 잡음들이 굉장히 불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카쿠는 "내가 잉글랜드에서 뛰고 있을 때 그들은 나에 대해 쓸데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며 "게으르고, 훈련도 열심히 안 하고, 리더십도 없고, 이기적이고, 경기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공을 다루는 능력이 어떻고 말이다. 그리고 내가 인터밀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 다들 입을 다물었다"고 했다.
이어 "잉글랜드에서는 나를 박스 안에만 넣고 싶어했다"면서 "나처럼 생긴 사람을 보고 '제2의 드로그바'라고 하면서 억지로 드로그바의 플레이 스타일에 나를 끼워맞췄다. 나는 박스에서 공을 지키는 게 아니라 공간을 파고들어가는 플레이를 원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드로그바와 루카쿠는 플레이 스타일이 아예 다른 유형의 공격수다.
현역 시절 드로그바는 좋은 신체조건과 힘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수들과 싸우면서 최전방에서 공을 따내고 동료들에게 연결하거나 박스 안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득점하는 타게터 스타일이었다. 속도는 느려도 힘과 결정력이 좋았기 때문에 첼시의 전설적인 공격수로 남을 수 있었다.
반면 루카쿠는 큰 신장에 비해 발이 빠르고 주변 선수들과 연계도 곧잘 하는 공격수다. 하지만 첼시 출신이라는 점과 드로그바와 비슷한 외형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제2의 드로그바'라는 별명을 받으면서 자랐고, 잉글랜드에서도 루카쿠에게 드로그바와 같은 플레이를 기대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으니 제대로 된 플레이가 나오기 힘들었다. 루카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에서 부진을 겪으면서 실패한 프리미어리거로 남았다.
그러나 이는 감독들이 루카쿠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탓이었다. 루카쿠는 인터밀란으로 이적한 직후 리그에서만 23골을 터트렸고, 2020-21시즌에는 24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인터밀란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