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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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미저리' 고보결 "연기에 집착, 다리에 각목 대고 다닌 적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10.07 19:50



(엑스포츠뉴스 역삼동, 이창규 기자)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고보결이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목표에 대해 전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MBC 금토드라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Black Out' 고보결과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은 넬레 노이하우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살인 전과자가 된 청년이 10년 후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은 역추적 범죄 스릴러 드라마. 고보결은 극중 고정우(변요한 분)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인기 여배우 최나겸 역을 맡았다.

'백설공주'는 촬영 종료 후 2년 간 편성을 받지 못하다가 마침내 공개된 작품, 이에 대해 고보결은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작품이 공개된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많은 분들이 재밌게 봐주시고 많은 사랑까지 받게 되어서 정말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변영주 감독의 팬이었다고 밝힌 그는 "감독님을 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했고, 작업하고 나니 어떻게 그런 좋은 작품들이 나왔는지 알겠다 싶더라. 감독님께서 디렉팅 할 때도 배우의 잠재력을 이끌어주시고 한계가 없게끔 확실하고 너무나 탁월한 디렉팅을 해주셔서 신뢰가 저절로 생기고 믿음으로 갈 수 있었다"며 "마치 대장님 같았고, 감독님을 그렇게 부를 때도 있었다. 통솔력도 좋으시고 리더십이 타고나신 분이 아닐까"라며 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고보결이 연기한 최나겸은 고정우에 대한 뒤틀린 애정을 가진 인물. 고보결은 "사실 나겸의 행동이 객관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당연히 질타를 받아 마땅한 행동이었기 때문에 저 역시도 그 행동을 이해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며 "나겸으로서 공감하고 이해하고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도움을 받고자 일기를 썼고, 나겸이가 친구들에게 느꼈던 열등감, 자격지심에 집중했고 왜 그토록 정우를 갈망했는지 원동력을 얻기 위해서 일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제가 생각했을 때 정우는 나겸이를 완성시켜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나겸이라는 존재는 자신으로서 존재만으로 완성되어있지 않고 열등감, 자격지심이 있기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었던 정우가 내 품으로 와야만 나겸이라는 존재가 살아있다고, 완성된다고 느꼈던 거 같다. 본인을 완성시켜주는 존재를 갈망하는 공허한 목적이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고보결에게도 최나겸처럼 집착하는 대상이 있었을까. 고보결은 "저는 연기에 많이 집착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연기만을 바라봤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너무 집착했기 때문에 못 보는 부분도 있지 않았나 싶다. 나의 삶이라던지 하는 부분을 돌아보게 되더라. 나겸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내가 쫓고 있는 공허한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생각하게 됐다. 너무 속을 들여다보면 전체를 못 본다. 그러면 오히려 더 잘 하지 못하게 되는 거 같다. 나의 삶을 잘 살고 있어야 소중한 사람들도 챙기고, 연기로서도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살아있을 수 있는 거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말하기 쑥스럽지만, 대학교 1학년 때 다리를 저는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저는 까먹고 있었는데, 최근에 친구가 알려줘서 다리에 각목을 대고 다녔다는 걸 알게 됐다. 절뚝이는 역할을 맡아서 그 감각을 알고 싶어서 그랬다더라. 또 언젠가는 병원에 그러고 가서 병원에 계신 분들이 실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는지 알고 싶어했다고 하더라"고 과몰입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연기가 완벽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나서 집착을 내려놓게 됐다고. 고보결은 "완벽한 요리, 완벽한 삶이 없듯 완벽한 연기도 없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그 과정을 즐겨야하는데, 완벽한 결말이 있는 줄 알고 집작했구나 싶더라. 순간순간을 잘 살아내는 게 가장 좋은 이상향이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악역에 도전장을 내민 그는 "워낙 작품에 빌런이 많아서 악인이라는 걱정보다는 어떻게 하면 몰입감있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거기다 바로 직전에 연극 '꽃, 별이 지나'에서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줘서 걱정이 있었다"며 "'덕미저리', '무천마을이 아니라 미친마을'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신났다"고 밝혔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서는 "다양한 장르나 캐릭터에 욕심이 있는데, '중경삼림'에서의 페이(왕페이 분)나 '실러라이닝 플레이북'에서의 티파니(제니퍼 로렌스)가 맡은 역할을 좋아한다. 페이 같이 귀엽고 사랑스러우면서 사랑의 결실을 맺는 캐릭터나 티파니처럼 사랑 때문에 상처입고 고장나있는 인물이 상대와 관계를 맺으며 서로 회복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독특한 사랑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고보결은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 작품을 통해서 더 다양한 작품,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캐릭터로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인사했다.

사진= 하이지음스튜디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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