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수들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하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간절한 주문이다.
KT 위즈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다가섰다. 리그 역사에 '최초'로 이름을 남기려 한다.
이날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103개로 쾌투를 펼쳤다. 이어 김민이 ⅓이닝 무실점, 손동현이 1⅔이닝 무실점, 박영현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장성우가 결승타를 책임졌다. 1회초 무사 1, 2루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팀에 1-0 선취점을 안겼다. 3타수 1안타 1타점을 빚었다. 더불어 강백호가 3타수 2안타 1타점, 오재일이 3타수 1안타 1타점, 배정대가 4타수 1안타 1타점 등을 보탰다.
이제 KT의 시선은 3일 열리는 운명의 2차전으로 향한다. 위대한 도전에 나서기 때문. 정규시즌을 5위로 마무리한 KT는 4위 두산과 일전을 치르고 있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후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4위 팀은 이미 1승을 안고 있어 와일드카드 2경기 중 1경기만 챙기면 되지만, 5위 팀은 2경기서 다 승리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즉, 5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은 '0%'였다. KT는 올해 그 확률을 깨보려 한다. 사상 최초 업셋을 노린다.
이강철 KT 감독은 2일 1차전을 앞두고 "(5위 팀이) 한 번은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 우리 팀은 마법사(위즈)다. 최초의 기록을 많이 갖고 있으니 좋은 기운을 받아 올라가고 싶다"며 바람을 내비쳤다.
KT 위즈 선수들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김한준 기자
1차전 승리 후 포수 장성우는 "우리는 힘든 경기도 많이 해봤고,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2패 후 3승으로 리버스 스윕도 달성해 봤다. 올해까지 5년 동안 정규시즌 1위부터 5위까지 다 해보기도 했다"며 "투수들이 정규시즌 때보다 훨씬 좋은 공을 던지는 걸 보니 확실히 다들 큰 경기 경험이 많아 강한 듯하다. 후배들은 전혀 걱정 없다. 기적을 한번 써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수 손동현은 "세상에 0%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확률이 깨질 수 있도록, 우리가 잘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KT는 2021년 삼성 라이온즈와 KBO리그 사상 최초로 1위 결정전을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일에는 또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5위 결정전에 임했다. SSG 랜더스를 4-3으로 꺾고 포스트시즌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내야수 오재일은 "우리는 최초의 타이브레이커 2경기를 모두 소화한 팀이다. 0%의 확률을 깨는 팀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며 "지금까지 5위가 이긴 적이 없다고 하는데, 'KT'니까 한번 해볼 만할 것 같다. 선수들이 마법을 부릴 것이라 믿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운명의 날이 밝았다. KT는 선발투수로 웨스 벤자민, 두산은 최승용을 예고했다. 벤자민은 올해 28경기 149⅔이닝서 11승8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두산전엔 3경기 11이닝서 1패 평균자책점 8.18로 흔들렸다.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은 6경기 28이닝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이다.
최승용은 올 시즌 왼쪽 팔꿈치 피로골절, 충수염 수술 등으로 몸을 회복하느라 7월 27일이 돼서야 1군에 합류했다. 정규시즌 구원과 선발을 오가며 12경기 27이닝서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만들었다. KT전엔 1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3실점으로 고전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선 8경기 4⅔이닝 평균자책점 1.93을 올렸다.
한 팀은 웃고, 한 팀은 울게 된다. KT는 기적을 쓰고, 기쁨의 미소를 짓고자 한다.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